오늘은 정말이지 회사에 오기 싫었다
주차장에 도착하고
시동을 끄고
무거운 다리를 왼쪽으로 비틀어
엄청난 높이의 낭떠러지 밑으로 발을 내민다
바닥은 늪지대인 듯
발이 푹푹 빠지는 느낌이 들어 걷기 힘들다
여느 때에는 기분 좋게 들리곤 했던
새소리도 들리지 않고
기분 좋은 아침 햇살도 내게는 비추지 않는 듯하다
도착해야만 하는 시간이 다가오기 전
피울 수 있는 최대한의 게으름을 부리는 것은
내가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이다
도착한 나는
마치 입을 봉인당한 앵무새와 같은 하루를
또 견뎌내야겠지
1년 같은 하루를
또 버텨내야겠지
오늘은 아침 햇살도 유독 무척이나 덥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