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을 것들에 대한 고찰
흔히들 아이가 떼쓰거나 아내가 떼쓰는 것에 지치고 힘들어하곤 한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떼쓸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에, 또 그 대상이 나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일까?
가끔 아내가 나 없는 주말 아이들끼리, 나 없이 화목하게 잘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곤 한다.
흐뭇하게 바라보다가도 문득 쓸쓸해진다. 만약 내가 없다면 할 수 없이 체념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지낼 아이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꽃을 좋아한다.
꽃은 꼭 필요하거나 쓰임새가 있는 물건은 아니지만 공간의 느낌을 풍요롭게 하고, 탄생과 소멸의 의미를 항상 생각하게 한다.
넓게 봐서 우리는 꽃과 다를 바가 없다.
아무리 가치 있는 업적을 남겼다 해도 남들과 똑같이 하나의 삶을 살며, 삶이 끝난 후엔 누구와 다를 바 없이 말이 없다.
나에게 떼를 쓰는 사람..
바람이 불길 기다리며 옆에 핀 꽃에 바람을 핑계 삼아 살결을 비벼보려는 아이에게 밝게 웃어주자..
그 꽃도 시간이 지나면 높은 하늘과 커다란 나무들에 비벼보고자 하는 마음이 커져, 상대적으로 시들어버린 꽃에게 비빌 생각 따윈 잊어버릴 날이 올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