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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저녁꽃 Oct 10. 2021

[댓글 살인마] 유튜브가 댓글을 온순하게 만들었다

동영상 기반 플랫폼인 유튜브는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06년 구글이 인수하고서도 2009년까지 적자에 허덕였다.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동영상은 서비스 업체의 서버는 물론 사용자들이 재생하는 데도 부담이 많았기 때문이다. 몇 분 짜리 동영상 하나 보려면 중간에 끊어지는 버퍼링이 심해 개그 소재로도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다 동영상을 플래시로 재생하는 기술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19년 광고 수익으로만 약 151억 5000만 달러(18조 709억원)를 벌어들였다. 


동영상 콘텐츠의 혁명을 일으킨 유튜브의 재무 성과가 공개된 것은 구글 인수 후 14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2017년 광고 매출 81억 5000만 달러(9조 6900억원), 2018년 111억 6000만 달러(13조 3116억원), 2019년 151억 5000만 달러(18조 600억원)를 기록했다. 2년 사이 광고 수익이 약 2배 가량 성장했는데, 여기서 창작자(유튜버)에 지급하는 광고비 55%를 포함하면 매출 규모는 두 배로 늘어난다. 이는 넷플릭스의 전체 매출액 201억 달러(23조 9050억원)에 육박하고,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2019년 매출 6조 5934억원)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역시 유튜브인 것으로 나타났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2019년 12월 전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4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튜브는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은 1개월 동안 약 489억 분으로 추산됐다. 넷플릭스 13억 분, 웨이브 11억 분, 틱톡 10억 분, 아프리카TV 7억 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위 넷플릭스와는 거의 38배 수준이다. 월 순이용자 수에서도 유튜브는 3,370만 명으로 압도적 위치를 점했다. 5,000만 국민 중 60%가 넘는 사람들이 유튜브를 이용한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방송사 등 언론사들이 유튜브를 통해 본편 영상을 공급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예능 시사프로그램은 물론 자체 제작 뉴스까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급을 하는 추세다. 2020년 초 기준 지상파 방송, 종편, CJ ENM 등이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영상 프로그램은 5,000개, 채널은 1400개, 구독자는 1억4천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다. 이를 통한 광고 수익도 짭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페이스북 등 SNS 피로감을 대체할 커뮤니티로 유튜브가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 특성상 영상으로 공을 들여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자기 과시 위주에서 솔직한 일상을 기록하는 VLOG(브이로그)를 선호하는 경향이다. 이렇듯 개고생해 하면서 만든 창작물에 부정적인 댓글보다는 긍정적인 댓글이 많은 것도 유튜브가 가져온 혁명 중 하나다. 


실제 인기가 많은 유튜버 창작물들에 부정적 댓글이 올라오면 무시하거나 점잖은 어투로 훈계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는 현재 네이버 등 포털에서 보기 힘든 현상이기도 하다. 포털에 악성 댓글이 많은 이유는 뉴스기사를 올리는 기자들의 수준과 신뢰감이 점점 떨어지는 데서 온다. 또 정치적인 이슈 중심이다 보니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도 한몫 한다. 하지만 유튜브는 콘텐츠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고, 다양한 분야를 다루다 보니 자연스레 순한 댓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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