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테라피 프로젝트
혼감(혼자 관리하는 자존감)에서
옷이 자존감의 지지대로서 도구적인 기능을 한다면, 옷입기에는 자존감의 소울메이트(soulmate)로서 가장 친한 친구나 연인의 응원이나 위로 같은 테라피 효과가 있다.
이걸 실제로 실험한 ‘패션테라피(Fashion Therapy)프로젝트’를 한번 보자.
195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외모를 정신건강의 단서 중 하나로 보고 지역 병원의 여성 정신질환자에게 최신 유행 의상을 입히고 헤어&메이크업을 한 후에 패션쇼를 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적절한 옷입기를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상실해버린 이들의 자존감을 되찾아주는 것이었다.
그중 자신의 외모를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생각했던 한 여자는 병원 내 모든 사회활동을 거부했던 사람이었다. 그녀의 상태는 병원 내 뜰에 나가는 것조차 거부할 정도였다. 그런 그녀에게 패션테라피를 받으며 몸에 잘 맞는 옷을 입고 치장을 한 후 거울을 보더니 자신이 너무 달라 보인다며 좋아했고 패션쇼 무대에도 서며 병원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테라피 이전의 그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 패션 테라피 환자 중에는 옷을 입히면 그 옷을 먹어 버리는 환자도 있었다.
그녀는 하루에 16벌의 옷을 입히면 16벌 모두 먹어버렸다. 가죽으로 된 옷도 입혀봤지만 그녀는 그 질긴 가죽 옷도 먹어버렸다. 그녀는 스스로 옷을 입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심각한 자기부정 환자였다. 결국 패션테라피는 그녀에게 최고의 가치를 선사했다. 바로 실크로 된 스타킹부터 좋은 신발과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힌 것이다. 그 옷을 입은 후 그녀는 거짓말 같이 옷을 먹지 않고 입고 있다고 한다.
옷입기로 그녀 스스로의 가치를 되찾은 것이다.
놀라운 결과임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효과가 여기서 그쳤다면 아마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치료 대상은 여성 환자였지만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 병원의 남자 환자들이 멋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환자가 아닌 간호사들조차 외모를 가꾸기 시작했고 미용실은 손님이 늘어나 붐벼댔고 병동 안에는 전신 거울이 설치되게 이르렀다. 여성 환자를 치료했을 뿐인데 그 주변까지 달라지는 효과를 보였던 것이다. 정상인인 간호사까지도 말이다.
이게 바로 옷입기의 힘이자 자존감의 소울메이트인 이유이다.
읽다 보니 어디선가 본듯 한 느낌이 들 것이다.
패션테라피의 과정은 많은 여자들이 울적해질 때면 봤을 ‘프리티 우먼’이나 ‘금발이 너무해’ 같은 영화 속 여주인공들의 외모 가꾸기와 닮았다. 저런 영화를 보고 ost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화장을 하고 옷을 골라봤다면 패션 테라피의 간호사와 같은 효과를 경험한 것이다.
남자들이라고 다르진 않다.
남자들이 열광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도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개발하며 거기에 맞는 옷입기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히어로로 활동한다. 영국 하트퍼트대의 카렌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슈퍼맨 티셔츠를 입힌 남녀 대학생 그룹과 평상시 입던 옷을 입은 그룹에게 “물건을 든다면 몇 킬로까지 들 수 있을 것 같습니까?”같은 설문을 했더니 슈퍼맨 티셔츠를 입은 그룹이 작은 차이지만 더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다고 답했다. 그냥 슈퍼맨 티셔츠를 입고 설문에 답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더 많은 무게를 들 수 있다고 느꼈던 것이다
.
는 자존감도 자신감도 옷입기로 높아진 것이다.
자신을 좀 가꾸고 어울리는 옷이나 슈퍼히어로 티셔츠를 입는게 진짜 ‘패션 테라피 프로젝트’도 아닌데 뭐가 얼마나 달라질까 싶을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를 믿어보라고 하고 싶다. 플라시보는 라틴어로 “기쁘게 한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가짜약을 먹고도 약을 먹었으니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의 통증이 나아지고 기분이 좋아진 효과를 말한다.
반대로
라는 말도 있다. 노시보는 라틴어로 “해를 끼친다.”라는 의미가 있다. 약의 부작용을 지나치게 걱정하면 가짜약을 먹고도 부작용을 경험한다고 한다. 노시보 효과 같은 마음은 내려놓고 플라시보 효과를 한번 믿어보자.
옷은 입기만 하면 우리와 어디든 함께 한다.
그 어떤 친구나 사랑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늘 함께하는 소울메이트의 응원이나 위로같은 자기 가꾸기와 옷입기는 혼감을 위한 좋은 방법이 되어 줄 것이다.
'자존감 입기'
오프 더 레코드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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