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께서 제 소원을 들어주신다면?

by 깨알쟁이

하나님께서 지금 당장 제 소원을 들어주신다면요. 저는 엄마의 무릎을 낫게 해달라고 말하고 싶어요.


산책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은 엄마의 무릎 관절을 새것으로 교체해 달라고요. 매일 아침 무릎에 파스를 붙이며 하루를 시작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연골 주사를 맞는 엄마를 보면 마음이 아파요. 남들에게는 밥 먹고 산책하는 일이 아무 일도 아니겠지만 저는 엄마와 산책했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더라고요.


일상에서는 엄마가 좋아하시는 요리를 맘껏 편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선 매일 유튜브로 요리를 연구하고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밤낮없이 요리에 매진하는 엄마가 더 편하게 그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요리를 하려면 싱크대에서 채소를 씻고 다듬고, 불 앞에서 한참을 서서 한 그릇이 완성되기를 직접 지켜보면서 기다려야 하잖아요. 요리를 해보기 전에는 몰랐는데 오랫동안 요리를 하면 뿌듯함도 있겠지만 다리, 허리, 무릎, 발목, 발바닥, 목, 어깨.. 무리가 올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아직 젊은 저도 그 통증을 느끼는데 몸이 성치 않은 엄마는 어떠실까 싶더라고요. 안 아픈 곳이 없다고 늘 호소하시지만 그중 엄마를 가장 힘들게 하는 무릎이 편해진다면 지금보다 삶의 질이 훨씬 올라갈 것 같아요. 취미 생활을 부담 없이 할 수 있게 되는 거잖아요.


매일의 일상 외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유럽 여행을 같이 가서 걸으며 풍경도 보고 사진도 찍어오고 싶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사진을 배우고, 여행을 좋아해서 영어 공부를 5년 넘게 꾸준히 해오고 있는 우리 엄마가 고통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행 이후 여행지에서 찍어온 수백 장의 사진을 컴퓨터 앞에서 정리하고, 사진들과 글을 편집하여 직접 만든 포토북을 자랑하시던 엄마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건강할 때에는 몰랐는데 매주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무릎을 절뚝거리는 엄마를 보면, 더 건강할 때 조금이라도 부추겨서 여행을 가실 수 있게 해드렸어야 했나 싶기도 해요. 저 하나 편하자고 엄마의 건강하고 젊은 나날들을 소비하게 해 드린 건 아닌가 싶어 죄송하고요.

아무쪼록 이렇게 평소에 하고 있지만 불편하게 했던 것들, 그리고 무릎이 성치 못해 좀처럼 결심하고 도전하지 못했던 것들을 더 적극적으로 하면서 지내실 수 있도록 엄마를 도와주고 싶어요.


하나님 도와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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