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문턱에서 궁궐을 만나다

피할 수 없는 그때를 위해

by 홍성화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들이 춤을 춘다.

예고도 없이 뜨거운 기운이 훅 올라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온다.

당황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시치미 떼듯 순식간에 땀이 식었다.

넌, 누구냐?

분명 내 몸인데 내 몸이 낯설어졌다.


너무나도 정직했던 월경주기가 폭주족으로 변했다.

지 맘대로 했다 안 했다

폭포처럼 쏟아졌다 새 오줌만큼 나왔다가

별거 아닌데도 버럭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있다.

누구냐, 넌?

내 몸속 깊은 곳, 생명이 자리 잡았던 궁궐에서

이제는 고요하게 쉬면서 돌볼 때라고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몰랐다.


내 몸은 내가 평생 살아갈 집이란 걸 이제야 안다.

왕을 위한 궁궐 말고 지금부터는 내 몸속 궁궐을

아름답게 가꿀 차례다. 진정 나를 품어보자.

여왕처럼 기품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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