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한 문장의 기적

by 정상가치

매일 아침, 아이들과 교실에서 나누는 우리만의 의식이 있습니다. "나는 8시 30분까지 학교에 올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는 다짐 섞인 외침입니다. 교사인 저는 아이들이 조금 더 일찍 등교해 차분히 하루를 시작하길 바랍니다. 제가 아침마다 감사 일기를 쓰고 좋은 책을 읽으며 하루를 준비하듯, 아이들도 그 좋은 습관의 결실을 맛보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유독 한 아이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거의 매일 9시가 다 되어서야 교실 문을 열던 아이. 어머니가 차려주신 따뜻한 밥을 포기할 수 없어 늘 아슬아슬하게 도착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지각은 아니었지만, 아침의 그 소중한 여유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늘 아쉬웠습니다.


어느 날, 그 아이를 조용히 불렀습니다. 다그치기보다 그저 제 바람을 나눴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와서 선생님이랑 같이 책도 읽고, 하루를 시작하면 어떨까?" 그리고 다음 날부터 우리가 함께 외치는 긍정 확언 맨 앞에 새로운 문장을 추가했습니다. "나는 8시 30분까지 학교에 올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더불어 아침 8시 45분이 되면 김종원 작가님의 <너에게 들려주는 단단한 말>을 소리 내어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먼저 읽고 깊은 감명을 받은 책이라, 아이들의 마음에도 단단한 씨앗 하나를 심어줄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물론, 늦게 오는 학생은 이 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없었죠.


기적 같은 일은 7월의 첫날, 화요일에 일어났습니다. 그 학생이 8시 30분 전에 교실에 나타난 겁니다. 지난 4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모든 아이들 앞에서 그 아이의 노력을 마음껏 칭찬해 주었습니다. 비록 다음 날은 조금 늦었지만, 분명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변화가 단순히 긍정 확언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따로 불러 나누었던 대화 때문일 수도, 혹은 작가님의 좋은 글귀가 아이의 마음을 움직였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교실에 8시 30분 전에 도착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스승이 되기 위해, 더 일찍 출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실천하지 않는 것을 아이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놀랍게도 그날, 일찍 온 아이의 감사 일기장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습니다. "8시 30분까지 학교에 와서 감사합니다."


긍정 확언과 감사 일기. 이 두 가지의 날개가 이전에는 미처 닿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으로 우리를 데려다주고 있음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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