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신 후 잠시 멈춰라. 그다음 숨을 내쉬면 뇌가 차분해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하고, 긴장이 풀어진다. 피곤한 느낌이 사라지면 차분한 활기가 생긴다.
<쉼과 나아감에 대하여>, 마릴린 폴 지음 / 김태훈 옮김
무언가 새로운 시작을 다짐할 때, 머릿속은 이내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 차곤 합니다. 매일 아침 나를 위한 시간을 갖겠노라 선언했지만, '명상'이라는 두 글자 앞에서부터 막막함이 밀려왔습니다. 명상 전문가도 아닌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모든 영역의 전문가가 되기를 기다린다면, 아마 1년이 지나도 첫발을 떼지 못할 겁니다.
이런 고민의 순간, 한 권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롭 무어는 <레버리지>에서 "레버리지는 당장 시작하고, 진행하면서 수정하며, 마지막에 완벽해지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제가 늘 마음에 품고 있던 '준비-발사-조준'이라는 말과도 결이 같습니다. <아웃풋 법칙>, <빠르게 실패하기> 같은 책들 역시 한 목소리로 말합니다. 일단 시작하고, 과정 속에서 고쳐나가면 된다고.
아이러니하게도 명상에 대한 부담감은 바로 그 명상을 통해 해소되었습니다. 거창한 의식이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닙니다. 명상 초보인 제가 그랬듯, 당신도 할 수 있는 아주 소박한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아침에 눈을 뜨면 곧장 서재로 향합니다. 침대라는 공간의 안락함은 다시 수면의 유혹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걸 몇 번의 경험으로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장소를 옮기는 행위는 그 자체로 작은 의식이 되어, 몸과 마음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됩니다.
자리에 앉아 1분짜리 타이머를 맞춥니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 효과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눈을 감고 방 안의 불빛을 느끼며 숨을 깊게 들이마십니다. 사랑, 행복, 여유 같은 긍정적인 모든 것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고 상상하면, 입가에 저절로 옅은 미소가 번집니다. 숨을 내쉴 땐 반대입니다. 걱정, 두려움, 미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숨과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가 저 멀리 우주 밖으로 사라진다고 그려봅니다. 꽤나 즐거운 상상입니다.
최근에는 더 멋진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아파트 산책로 벤치에 잠시 앉아보는 것입니다. 이름 모를 벌레 소리, 살랑이는 나뭇잎과 함께하는 명상은 온몸에 짜릿한 생동감을 선사합니다. 자연이 나를 압도하고, 내가 그 일부로 더불어 살아있다는 감각이 강렬하게 피어오릅니다. 그제야 비로소 사람들이 왜 아름다운 꽃과 나무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지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명상이란 어쩌면 대단한 깨달음이 아니라, 이렇게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행위 그 자체일지 모릅니다. 부담을 느끼기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그저 '일단 해보는 것'. 그 1분의 시간이 당신의 아침을, 그리고 당신의 하루를 온전히 깨워줄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