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라는 시간의 재료

by 정상가치

무언가 새로운 다짐을 하고 꾸준히 해나가기로 마음먹을 때, 우리는 언제나 시간의 벽에 부딪히곤 합니다. 정해진 일과를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현대인에게 새로운 시간을 창조하는 것은 마치 연금술처럼 불가능한 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저 역시 매일 글을 쓰겠다는 목표 앞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지는 보통 세 가지로 좁혀집니다. 잠을 줄여 늦게까지 깨어 있거나, 하루 중 자투리 시간을 긁어모으거나, 아니면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늦은 밤까지 책상에 앉아 있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피로가 누적된 정신으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기 어려웠고, 오히려 비효율과 자책만 깊어졌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늦게 자는 습관은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올바른 판단을 내릴 확률을 낮춘다고 합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의 순간들을 떠올려보면, 이는 실로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틈날 때마다 하자'는 계획 역시 이상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인생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예상치 못한 약속이 생기는 날이면 저의 계획은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 저녁 식사 후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느새 시계는 밤 11시를 가리켰고, 꾸벅꾸벅 졸면서 마감하는 숙제처럼 글을 써 내려가곤 했습니다. 그렇게 쓴 글에 만족할 리 없었습니다.


결국 제가 찾은 해답은 '아침'이었습니다. 이노우에 신파치의 저서 <꾸준함의 기술>에서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없는 시간’은 아침에 만들어야 한다."


이 문장을 마주했을 때, 저는 저의 경험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습니다. 저녁에 1시간 넘게 붙잡고 있던 글이, 아침에는 놀랍게도 20~30분 만에 완성되었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는 가벼운 압박감이 오히려 놀라운 집중력을 선물했습니다.


무엇보다 아침에 글을 쓰는 행위는 더 이상 고단한 '숙제'가 아니었습니다.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짧은 명상과 긍정 확언으로 마음을 다진 뒤, 자연스럽게 책상에 앉는 일련의 과정. 그것은 하루를 경건하게 시작하는 저만의 '의식(ritual)'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이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해지자, 시간이 없다는 불안감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안정된 마음에서 비로소 창의성이 발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중한 깨달음을 얻기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만은 그런 과정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깁니다. 완벽한 때를 기다리다가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정상가치 루틴 클럽'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완벽함보다는 시작에 의미를 두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든 위대한 변화는 사소한 아침의 실천에서 비롯되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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