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전화의 법칙
오늘부터 어떤 일을 시작하기로 결단을 내리셨다면 축하합니다. 그럼 결과는 언제쯤 나올까요? 그 대답은 토니 로빈스의 말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가끔 내게 이렇게 말한다. "그래요, 토니, 나도 한때는 무언가를 믿어보았지요. 하지만 효과가 없었어요." 그들은 어떻게 그것이 효과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어쩌면 시간이 더 필요한 일이었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 토니 로빈스, 《거인이 보낸 편지》 중에서
사람이 그렇습니다. 조바심이 납니다. 앞일을 알 수 없기에 하루라도 빠르게 결과가 나길 바랍니다. 당연합니다. 오늘 씨앗을 심고 내일 수확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득하니 기다리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제가 블로그에 글쓰기를 시작한 날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당시에는 브런치를 모르기도 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부아 c님의 책을 읽다가 갑자기 블로그를 개설하고 글을 썼습니다. 날짜도 정확히 기억납니다. 2024년 3월 25일입니다.
벌써 1년 9개월이 넘었습니다. 투고까진 했지만, 아직 종이책을 출간하지 못했습니다. 블로그 애드포스트 수익은 3만 원보다 조금 많습니다. 브런치도 멤버십 회원이 없는 줄 알았는데, 두 분 계시네요. 감사합니다.
1년 9개월 동안 꾸준히 글을 쓴 것치고는 성과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제가 한 일은 효과가 없을까요?
아닙니다. 토니 로빈스의 말처럼 시간이 더 필요할 뿐입니다. 저는 그 변화와 성장을 실감합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시간입니다. 작년에는 글을 쓰는 데 최소 몇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글감을 찾느라 고민, 또 고민했죠.
요즘은 편하게 씁니다. 글을 읽다가 좋은 문장에 밑줄을 긋습니다. 그리고 그 문장을 인용하면서 글을 씁니다. 인용구에 대한 제 생각이 대부분입니다. 이제 15분에서 20분이면 글 한 편을 완성합니다. 오히려 제목을 정하고, 인공지능을 통해 표지를 그리는 것이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합니다.
1년 9개월 동안 글쓰기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특히 힘을 빼고 마음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가끔 눈이 피로할 땐 눈을 감고 글을 씁니다. 정해진 시간에 글을 올리진 못 하지만, 그래도 하루에 두 편을 올린다는 약속은 지키고 있습니다. 밤 12시 전에 올린다는 목표로 쓰고 있죠.
김종원 작가님은 30년 넘게 글을 쓰셨죠. 글을 진지하게 마주한 시간이 30년입니다. 매일 일정한 분량을 쓰는 대단한 작가님이십니다. 한 번에 10가지 분야의 책을 집필하시는 놀라운 분이시죠.
그에 비하면 전 겨우 1년 9개월 되었습니다. 빠르게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젠 알고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글쓰기를 덜어낼 순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요즘 드는 생각은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몇 편이라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질전화의 법칙으로 따지면 많이 쓸수록 좋은 글이 나옵니다. <빠르게 실패하기>에서 도자기 수업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학기말 과제로 도자기를 만드는 수업이 있습니다. 절반의 학생은 가장 잘 만든 작품으로 평가를 한다고 공지합니다. 다른 절반은 작품 개수로 평가를 한다고 학기 초에 알립니다.
어떤 그룹의 학생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었을까요? 저도 글을 읽을 땐 당연히 가장 잘 만든 작품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하나의 걸작을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학생들을 떠올렸습니다.
결과는 제 기대와 정반대였습니다. 작품을 많이 만든 학생들이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일명 양질 전화의 법칙이라고도 합니다. 많이 만들수록 더 좋은 작품이 나옵니다.
우리가 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괜히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는 게 아닙니다. 많이 하면 잘합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처는 생각이 나지 않는데, 어떤 분의 글에서 읽었습니다. 지인이 글을 쓰는데 형편없다고 합니다. 혹평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고 또 썼답니다. 결국 그 지인은 책도 여러 권 출간했습니다. 이 작가분이 궁금해서 지인의 최근 책을 읽고 놀랍니다. 예전과 다르게 엄청나게 글을 잘 썼으니까요.
하루에 1편의 글보다 2편의 글이, 2편보다 3편의 글이 낫습니다. 초한지에서 한고조가 신하 한신의 고사가 나옵니다. 병법의 천재, 한신에게 물어보니 한신의 대답이 걸작입니다. “다다익선”이라고 합니다. 한고조가 한신에게 물어본 질문은 얼마나 많은 병사를 다룰 수 있느냐였습니다. 황제보다 자신이 더 많은 병사를 다룰 수 있는, 용인술이 있다고 자부하죠.
마찬가지입니다. 글쓰기도,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에 한 편씩 1년을 쓰면 365편입니다. 하루에 2편씩 쓰면 두 배로 결과물이 나옵니다.
저도 글을 1년 9개월 동안 쓰고 있지만, 어떤 글이 독자의 마음에 닿을지 알 수 없습니다. 저는 당신이 아니니까요. 계속 쓰다 보면 하나쯤은 얻어걸릴 수 있겠네요.
한 문장이라도 좋습니다. 제가 쓰는 문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문장의 개수가 많을수록 유리하겠죠.
토니 로빈스는 분명 성공에 걸리는 시간을 얘기했는데, 전 횟수를 말하고 있네요. 왜냐하면 우린 급하니까요. 빠른 길이 있다면 굳이 돌아갈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랜트 카돈의 <10배의 법칙>에서 성공하기 위해 10배의 노력을 투자하라고 말합니다. 성공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도 물론 존재합니다. 하지만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더 노력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2편씩 글을 쓰면서 실감하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좀 더 글이 잘 써집니다. 이젠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만일 3편씩 쓰면 더 잘 쓸 수 있을지 말입니다.
그렇다고 조바심 내고 서두르진 않습니다. 토니의 말처럼 어쩌면 시간이 더 필요한 일이었는지도 모르니까요. 다만, 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하루에 2편을 정해진 시간에 올릴 수 있게 되면 3편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글쓰기는 놀랍습니다. 쓰면 쓸수록 제가 성장하니까요. 책을 읽는 건 잘 드러나지 않는데, 글쓰기는 확실히 보입니다. 양질의 글인지 판단하는 건 제 몫이 아닙니다. 다만 얼마나 이전보다 적은 노력으로 산출물이 나오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전 1년 9개월의 저보다 성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하루에 1편을 쓸 때보다 2편을 쓰는 지금이 더 성장했습니다.
제 소박한 깨달음이 당신께 분명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우리 일단 그냥 하죠. Just Do It.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