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관통 Jan 13. 2019

어렸을 적 꿈 이루기(4)무자격 자원봉사.셔틀버스 안내

[20분의 와우액션이 문을 열어주다]

[WOW액션]


아침에 행사 본부에서 2시간 기다리는 동안 셔틀버스 정류장 위치를 묻던 참가자들이 줄을 이었던 것이 생각났다. 비록 목에 거는 ID카드는 없었지만 CES 행사장을 돌아다니면서 길을 헤매는 사람이 있으면 미리 공부한 지리를 바탕으로 설명해주로 결심했다. 자원봉사를 자원봉사하기로! 



그렇게 무자격(?)자원봉사자로서 사람들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길을 헤매는 참가자에게 다가가 어디로 가려 하는지 묻고서 가는 법을 알려주었다. 시도를 하면서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었는데 몇 번 안내를 해보니까 안내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ID카드를 착용하고 있는지 없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록 승인을 받지는 않았지만 자원봉사를 자원한 결과 ID카드가 필요하지 않은 주변시설에서나마 컨벤션의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었다. 거절을 당한 후 좌절하지 않고 차선책을 고민하고 시도한 덕분에 아직 현장에 있을 수 있었다. CES를 체험하고 싶었던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한 것이다. 


한 참가자에게 라스베거스 컨벤션센터로 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을 안내해주고 돌아섰다. 거절을 당했던 CES 행사본부가 보였다. 오전에는 많이 실망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으니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혹시나 어제 도움을 줬던 직원이 있으면 비록 정식으로 참가는 하지 못하게 되었으나 손을 내밀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다. 


열린 문 사이로 행사본부 안을 살피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 웃는 얼굴로 아는 척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는 사람이라서 누구인지 물어보자 그는 자신이 CES의 스태프라고 했다. 어제 내가 행사본부에 찾아왔던 것을 기억한다며 CES에서 일하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아, 어제 행사 본부에 있던 직원이구나!’ 나는 그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일을 할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지만 차마 그냥 돌아갈 수 없어서 스스로 안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을 들은 그는 아직 포기하지 말라고, 방법이 있을 거라고 얘기해주었다. 무언가 생각하던 그는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이더니 따라오라고 말했다. 그를 따라서 참가자로 가득한 컨벤션센터를 가로질렀다. 그의 호의에 감사하면서 혹시 잘 풀리지 않아도 비관적인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손을 내밀어줘서 고맙다고, 내가 일할 자리가 없더라도 이렇게까지 알아봐주는 것 자체로도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확신은 할 수 없지만 한 번 같이 시도해보자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5분 정도를 걸어서 ICC(International Commerce Center)에 도착했다. ICC는 국제통상센터로서 해외참가자들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센터이다. 참여업체와 참관객을 위한 미팅룸, 인터넷, 간단한 다과와 휴식공간을 제공하며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통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센터 안으로 들어가자 2 명의 아시아인이 보였다. 한국어 통역과 중국어 통역이 앉아있었는데 일본어 통역은 보이지 않았다. 우연이라 하기엔 나에게 너무 딱 맞는 자리였다. 


나를 데려간 직원이 상황을 설명하자 ICC 담당자인 안젤라가 아주 반갑게 맞아주었고 ID카드 발급이 가능한지 알아봐주었다. 나를 이끌어준 직원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미리 신청한 것이 아니라서 ID카드 발급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발급받을 수 있었다. ID카드를 받아 들고 자랑스럽게 목에 걸었다. 





거절을 당한 상태에서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차별화된 방식으로 시도를 해봤더니 굉장한 일이 일어났다. 스스로 자원봉사를 한 덕분에 직원이 나를 발견하였고 덕분에 CES에서 정식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이처럼 가슴 뛰는 WOW경험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WOW액션이다. 


WOW액션이란?


WOW액션은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거나 하루에 10시간 이상 공부해서 전국 1등이 되는 것처럼 거창한 행동이 아니다. 


사인회가 없어 모두 돌아간 텅 빈 로비에서 이사오 사사키를 기다렸던 것

파견학생 선발 공문이 없어 진행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듣고 스스로 공문을 직접 전달한 것

일자리가 없다는 말을 듣고 포기하지 않고 CES의 ID카드 없이 스스로 자원봉사를 한 것처럼


정체된 상황에서 차별화된 작은 노력을 하는 것이다.



작지만 차별화된 행동

다른 사람들이 포기했을 때 한 번 더 시도하는 것

의구심과 회의감이 들 때 한 번 더 시도하는 것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은 것을 시도하는 것

다른 사람이 생각은 했지만 실행하지 않은 것을 시도하는 것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하는 것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행동이


바로 WOW액션이다. 

WOW액션은 장애물을 디딤돌로 만들어준다. 수많은 사람중의 한 명에서 특별한 사람이 된다.


포기하기 전에 WOW액션을 시도해보자. 거창하고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작은 용기를 내서 약간 다른 시도를 하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멈추었을 때 약간 더 밀어붙이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일이 생긴다. 만약 아무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그냥 한 번 더 시도해봤을 뿐이다. WOW액션만큼 로우리스크 하이리턴도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렸을 적 꿈이루기 (3) CES 당일 또 한번의 거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