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없는 월요일, 17편, 가자미 미역국
음식에 관한 단상들
월요일,
냉장고 안에는 가래떡과 쑥인절미가 있다.
각각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고마운 선물.
안 그래도 방앗간에다 떡을 주문해서 나눌까, 하던 참이었는데 떡 맞추려던 계획은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네.
그리하여 아침에는 쑥인절미를 구워 먹고,
아몬드를 먹으면서 두유를 쪽쪽 빨아 마시고,
사과를 하나 깎아먹었다.
따끈하게 유자차 한 잔으로 아침 밥상을 마무리했습니다.
점심에는 가자미로 미역국을 끓인다.
가자미는 아가미와 지느러미를 깔끔하게 손질해서 가로로 반 잘라두고.
물에 잘 불린 기장미역은 들기름에 볶다가 연하게 멸치육수를 부어 미역국을 끓인다.
국물맛이 충분히 우러났을 때 가자미 토막을 넣어 살이 익을 정도로 더 끓여낸다.
남쪽 지방에서는 광어를 넣어 미역국을 끓이기도 한다는데,
언제 나도 한번 시도해 봐야지.
이번 추석에는 그렇게나 맛있다는 광어전도 시도할 생각이다.
푹 끓여서 깊은 맛이 나는 미역국에 풍덩 담긴 도톰한 가자미의 보드라운 하얀 살은 정말 맛있다.
몸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
미역은 해산물과 참 잘 어울린다.
여기에 백화점에서 사 온 삼채나물 무침과 들깻가루 섞은 연근샐러드를 곁들이니 꽤 조화로운 밥상이 되었다.
일요일에 봄 물건을 모조리 정리하고 여름 물건들을 꺼내느라 힘들었는데.
몸이 피로하고 기력이 없어서인지 국물과 밥이 계속 먹히더라.
그래서 더부룩해진 배는 소화제로 정리함.
저녁에는 따끈하게 데운 미역국 한 사발 퍼놓고 현미밥은 조금만 떠서 배추김치랑 먹었음.
잘 끓인 미역국은 계절, 날씨 상관없이 맛있다.
언제까지나 이 맛있는 미역국을 걱정 없이 먹고 싶습니다만,
일본은 왜?
우리 정부는 왜, 왜, 왜!
* 월요일의 그린라이프!
지난주에 이어 홀리 터펜의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를 소개한다.
(배지혜 옮김, 한스미디어)
지구에 폐를 덜 끼치는 지속가능한 여행이란,
되도록 탄소를 적게 발생시키고.
지역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게 하며.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보존하도록 신중한 일정을 실행하는 것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면 여행의 일정이나 숙소, 식사 같은 조건을 결정할 때 배출되는 탄소의 총량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비행기를 덜 이용하고 한 장소에 오래 머물면서
느릿느릿 여행하는 편이 좋겠지만.
우리나라처럼 사실상 섬처럼 고립된 지리적 위치에
짧은 휴가 기간을 가진 조건에서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 한 장소에 오래 머무는 해외여행은 어려운 상황이니.
전체적인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비행기를 이용하는 대신 평소에 육식을 덜 한다거나,
여행지에서 많이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지역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세계적인 호텔체인 대신 지역의 소규모 친환경적인 숙박시설을 이용하거나 하는 식으로,
되도록 적게 탄소를 배출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리장성에는 한 해에 1천만 명,
베니스에는 한 해 2천만 명의 여행객이 방문한다고 한다.
성수기 때에는 모든 여행 비용이 다 올라가고 사람들로 붐빈다.
지역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지고,
여행자들의 만족도는 크게 떨어진다.
가급적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곳을, 비수기에 찾아가는 것도 여행 만족도를 올리는 좋은 방법이다.
이 책에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숙박시설이나 여행사들의 정보가 충분히 담겨 있는데.
일반인이 비용을 지불하면 컨테이너선을 타고 태평양을 건널 수 있다 해서 놀랐다.
또 고생스럽게 멀리 있는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가야 좋은 여행이 아니고,
내가 사는 지역을 유유자적 탐구하면서 휴가를 보내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겠다.
인권이 존중되지 않거나 권위주의 체제에 있거나 부패한 권력자가 있는 나라들에서 관광객이 소비한 돈이 인권 남용이나 대량학살, 혐오 범죄에 쓰이니,
그런 곳으로의 여행은 하지 말자는 여행 보이콧 움직임이 있다.
이에 대해 지은이는,
지역 주민들이 고립되는 것보다 외부와 접촉하는 편이 낫다는 시각을 전하면서.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나 겉보기와 다른 문제점들이 있고,
세계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점을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