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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l 15. 2023

우리가 잃은 것들

끄적끄적

집 마루 또는 안방에 전화 한 대 있어 전화를 하면 먼저 전화를 받은 분께 자신을 밝히고,

누구 있느냐, 물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니 너무 일찍이나 늦게는 남의 집에 전화하지 않았고.

달갑지 않은 사람은 중간에서 거를 만한 여지가 있었다.

이제는 개인마다 휴대전화를 들고 있어 통화 가능 여부를 물을 것 없이 직통으로,

아무 때나 전화를 한다.


연락처 기능이 있어 싫은 전화는 받지 않을 수 있고.

벨 소리를 못 들었을 때는 나중에라도 통화할 수 있다.

문자나 카톡처럼 통화를 하지 않고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문제는 신원 파악이 되지 않은, 달갑지 않은 전화 또는 문자다.

스팸이라든가 보이스 피싱으로,

나친 상업이나 홍보, 정치 행위는 흔하고.

범죄 시도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휴대전화가 늘 내 곁에 있지도 않고.

모르는 번호는 아예 받지 않는데.

그래도 끈질기게 울려대는 휴대전화 소리는 신경 쓰인다.

너무 심심하거나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모르는 번호의 전화도 받는다.

그러다가 범죄 행각에 말려들 수 있지.


길에서 포교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좋은 거 혼자 조용히 믿든지 말든지,

왜?

오가는 아무에게나 들이대는지.

집집마다 찾아다니는 건 또 뭐며,

거리에서 데시벨을 잔뜩 올려 소음을 더하는 권리는 어디에서 나왔나?



순수하게 길 묻는 사람도 경계하고 의심하며 배척하게 되고.

연락처에서 누락된 오랜 친구는 한참을 울려도 받지 않는 전화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착잡한 심경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 하는데,

서로에게 피해의식을 느끼면서 증오와 혐오감만 갖게 하는 이 세태를,

어디에서부터 바로 잡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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