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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Aug 24. 2023

수북한 밥

음식에 관한 단상들

오리엔탈 특급이라든가 로보스레일이라든가 하는,

고급한 침대차 객실에서 긴 시간 기차를 타는 여행에 오랫동안 관심이 있었다.

기차를 이용하는 고가의 여행 상품은 여러 나라에 있고,

며칠씩 기차 안에서 먹고 자면서 광활한 대지를 한없이 가로지르는 기차 여행은 여전히 나의 버킷리스트 앞순위에 있다.


그래서 오랫동안 자료를 열심히 찾아왔는데,

흠.



글자로만 볼 때는 내 맘대로, 나의 일천한 경험에 의거해서 상상하게 된다.

그러다가 유튜브로 동영상을 보게 되면 상상했던 것과 다른 부분이 드러나지.

여행 프로그램에서 제공되는 식사가 그러했다.

사실 차창 밖으로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길지 않다.

시선은 풍경에 가있더라도 동시에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틈틈이 바깥 풍경에 눈길을 던지는 거지.

아침에 샤워하고 나면 큰 기차역에서 정차할 때 잠시 내려  바깥공기를 들이쉬는 것 외에는 종일 기차 안에 머물러야 한다.

그러니 하루 세 번 식사 시간은 이벤트가 된다.

특히 저녁 식사에는 최소한 세미정장 류의 옷으로 바꿔 입고 다른 손님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서 제공되는 정찬을 먹는다.

고가의 패키지 기차여행에서 식사는 여행비용에 포함되어 손님은 메뉴의 일부분만 선택할 수 있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일본 기차에서는 색감이 화사한 일본 음식이 단정하게 제공되는데,

기차가 지나가는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요리가 끼어있더라.

중국이나 태국의 장거리 기차에서는 도시락이 제공되는 경우를 보았고.

며칠씩 걸리는 캐나다나 호주를 횡단하는 패키지여행에서는 푸짐한 분량의 식사가 제공되었다.



젊었을 때라면 혹시 달랐을까,

나이가 든 지금으로서는 양식으로 제공되는 하루 세끼 식사 메뉴에 일단 멈칫하고.

코스 별로 엄청나게 많은 분량과 칼로리에는 거부감이 든다.

별로 움직일 일도 없는데,

더구나 그렇게 장시간 패키지 기차여행을 하는 사람 대부분은 노년층이다.

소화력이 떨어지는 나이에,

온갖 순환기 질병을 달고 살면서,

유제품, 지방, 동물성 단백질과 탄수화물, 당분이 듬뿍듬뿍 들어간 고칼로리 식사라니!

안 먹으면 낸 돈이 아까운 기분이라...


움직임이 적은 기차 안에서는 적게 먹어야 속이 편하다.

패키지 비용을 지불해야 침대 객실을 이용할 수 있으니 갈등되는구나.

업체들은 고객들에게 화려한 식사 대신 건강식을 제공하라!,

손님의 식사 선택권을 존중하라!,

고 외치고 싶음.


언제 떠날지는 미정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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