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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Oct 12. 2023

물건이 쌓인 집

끄적끄적

매체에 가끔 소개되는 저장강박증처럼 도저히 생활이 되지 않을 정도로 물건을 쌓아두는 경우도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도 집안에 온갖 물건들이 널려서 정리 정돈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이 적지 않은가 보다.


인터넷상에는 가상과 거짓도 많이 떠돌아다니지만,

자신의 생활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유행이다 보니 사람들이 실제 살아가는 평소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물건을 늘어놓고 쌓아두어 정신 사나운 집이 꽤 보였다.



집이 좁으면 아무래도 무질서하게 물건들이 널려있기 쉽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집이 넓어도 수십 년 동안 사들인 냉장고들이 부엌에도 거실에도 자리를 차지하고.

모든 의자 등받이마다 옷들이 여러 벌씩 걸려있으며.

소파 위에도, 침대 위에도 수북하게 물건들이 올라가 있다.

바닥에도 가방, 상자, 쇼핑백들이 되는대로 놓여 있어서 지날 때마다 발로 밀고 다닌다.

정작 옷장 속은 비어있던데 말이지.

며칠만 청소 안 해도 먼지가 굴러다니는데

그런 집들은 청소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다른 나라의 어떤 사람은 지역마다 소유한 고가 주택이 있는 부자여서 가끔씩 방문한다고 여러 채의 집들을 보여주는데.

하나같이 낡은 가구들을 채워두고 안 쓰는 물건을 쌓아두고 해서 집이 아니라 창고처럼 보였다.

외부는 근사한데 현관문을 여는 순간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듯 현기증이 일더라.



그렇게 살아가던 어떤 이는,

정리정돈 전문가를 불러 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일단은 버리고 정리해서 말끔해진 집을 보고 감격스러워하더라만.

물건을 꺼내거나 넣는 즉시 고대로 정돈해야 전문가 손길이  유지되지,

그게 아니라면 도로 난장판이 되는 건 순간이다.

보이지 않는 물건은 그냥 잊히고,

그러니 나중에 쓰려고 버리지 않는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항상 쾌적하게 내 환경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물건을 정리하느라 하루 이틀 꼬박 쓰면서,

이 많은 물건을 살아서 다 쓰겠는가, 한탄이 나오는데.

이런 경우, 저런 경우 떠올리면 입을 것도 같고 신을 것도 같으며,

들 것도 같고 쓸 것도 같아서 버리지 않고

깨끗이 닦아서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아직은 쌓아만 두는 상태는 아니니, 하면서 말이지.


가을 물건 꺼낸 뒤 아직 정리 못한 채 딴청 부리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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