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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Oct 21. 2023

주말, 백수 옷차림

끄적끄적

날이 갑자기 쌀쌀해졌다.

하늘은 화창한데 바람이 제법 차갑네.

그래요,

꺼내두었던 기모후디를 입었어요.


금요일에는 은행에 들르고 주민센터에서 서류 뗄 일이 있었다.

검은색 조거 팬츠에,

에는 흰색의 얇은 반소매 면티와 약간 도톰한 흰색 긴소매 면티를 바지 위로 내려 입고,

검은색 기모후디를 뒤집어썼다.

젊었을 때도 상표가 커다랗게 쓰인 옷은 거북했던 터라

(그렇다고 브랜드 제품을 싫어하는 건 결코 아닌데 말입니다.)

최대한 상표를 알아볼 수 없는 제품을 고른다.

아무 표시가 없으면 제일 좋고,

있더라도 눈에 띄지 않도록 옷과 같은 색, 작은 표시를 찾는다.

낮에 그렇게 입고 나갔다 왔는데 처음에는 춥더라.

빨빨 걸어 다닌 뒤에야 몸이 따뜻해졌다.



토요일에는 도서관에 들렀다가 빵을 사 올 생각이었다.

오늘은 기온이 더 떨어졌다니 따뜻하게 입기로.

아래는 레깅스에 펄럭이는 치마.

위에는 안에 긴소매 흰색 면티회색 맨투맨을 입고.

검은색 기모후디보다 따뜻한,

역시 글씨나 그림이나 상표가 없는, 회색 기모후디를 뒤집어썼다.

목에는 인디언 핑크색 목도리를 둘둘 감고요.

목이 따뜻하면 추위가 한결 덜하니까.

거리에 중년 이상 부인들은 얇은 패딩을 입기도 했더라.

걸어 다니면서 춥지는 않았는데 바람은 차네.

신발은 아직 캔버스 운동화로도 괜찮았어요.

단, 양말이 끝나고 레깅스가 미처 덥지 못한 발목 위 몇 센티미터 정도가 추웠음.

이젠 목이 긴 양말을 신어야겠다.

기모후디를 겉옷으로 입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네.


이렇게, 짧디 짧은 가을은 가고 겨울이 오는 건가요?

집에서도 목을 작은 스카프로 감기 시작했음.

목이 아파오더라고요.

으으으으으

무서운 것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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