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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Dec 14. 2023

평화롭고 잔잔한 관계

끄적끄적

크게 나쁜 일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도 평온한 감정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불쑥불쑥 불만이 생기고 못마땅한 것들이 마음을 들쑤신다.

더 크고 좋은 것을 바라는 욕심으로 내가 진 것을 하찮게 여길 수 있고.

생활의 자잘한 것들로 짜증이 치솟기도 한다.


무사한 날들에도 그러니 나쁘거나 어려운 일을 겪을 때는  말할 나위도 없지.

지옥 속으로 들어간 듯 마음에 불덩이가 솟구쳐서

혼자 가누지 못하는 괴로움을 기어코 주변에 옮기고 만다.

그래서 고난의 시기를 지나고 나면 인간관계가 파탄 나는 경우가 흔하다.

본질에서 벗어난 번거로운 관계를 스스로 정리하기도 하지만.

세상에 대한 원망이 가까운 이들을 향하는 바람에,

온정을 갖고 도와주려는 사람들까지 질리게 해서 관계가 멀어지기 때문이다.



운명의 격랑에 휩쓸리더라도 내 마음 한 구석에는 평화롭고 잔잔한 여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괴로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으며,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과 상황을 파악하고 판단할 수 있다.

동시에 자신을 이해해 주고 호의적인 사람과는 평화롭고 잔잔한 관계를 지켜내야 한다.

천지간에 나 혼자, 고립무원으로 험한 세상을 대처하느라 사나운 싸움꾼 자세를 풀 수 없다 하더라도,

누군가와는 평온하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제대로 숨 쉬고 몸을 반듯하게 가눌 수 있다.


내가 힘들다고,

너는 왜 나를 구해주지 않느냐고,

사방에 증오심을 뿌리는 사람이 있다.

증오는 더 큰 증오를 키우고,

실타래를 도저히 풀 수 없을 만큼 엉클어지게만 할 뿐이니.

증오의 화염에 나를 불태우지 않도록 마음에 잔잔한 샘 하나는 지켜낼 것이며.

주변 사람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지 말고 조용히 일상을 나눌 만한 평화로운 관계는 꼭 지키기 바란다.

오히려 내 사정을 모르는,

거리가 좀 있는 기대 없는 관계가 때로는 편할 수도 있다.



됨됨이가 괜찮아 믿을 만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런 사람과의 관계는 어떤 경우에도 잘 지켜내도록 하자.

흔히들 자신이 어려울 때 가까운 믿을 만한 사람에게 의지하려 하고,

도움을 기대했다가 뜻대로 안 된다고 미워하고 화내는데.

그 좋은 사람이 나를 도와야 할 의무는 없는 것이며

누구나 사정이 있어서 자기 짐을 지기에도 벅찬 형편이라는 점을 이해하자.


문제는 나와 사건 당사자가 해결할 일이고,

좋은 사람과는 좋은 관계로 족한 것이다.

평온하고 담백하게,

잔잔한 일상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좋다.

하소연하려 들지 말라.

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의지하려 들면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어 좋은 관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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