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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Dec 11. 2023

체력과 성향의 상관관계

끄적끄적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며칠 연속해서 나갈 일이 있었다.

남들처럼 출근해서 하루종일 일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한나절씩 며칠 외출했을 뿐인데,

체력이 완전 고갈되고 말았다.

밥도 많이 먹고

공진단이랑 인삼도 우걱우걱 간식처럼 먹었는데요.

힘들어요, 엉엉

주말 이틀 내내 잔뜩 먹으면서 침대랑 일체가 되어 보냈다.



몸이 힘들면 머리 회전이 정지된다.

아무 생각이 안 나,

그냥 멍하니...

조각조각 짧은 생각이나 느낌이 있기는 한데 파편처럼 스르르 흩어져 버린다.

도무지 연결이 되지 않아.

정신 차리고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체력이 사람의 성향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사람을 대한다는 것-

이야기를 하고, 듣고, 상황을 판단하고, 자신의 대응을 결정하는, 뭐 이런 과정이 에너지를 상당히 잡아먹는다.

체력이 모자라면 누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가 쉽지 않다.

외부에서 쏟아지는 자극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모든 행위에 에너지가 소모되니까,

체력이 약하면 아무래도 외부의 자극을 피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내향적이 되겠지.


길에 나가기만 해도 자극과 정보가 쏟아진다.

걷고, 길을 건너고, 차를 타고, 거리의 간판을 보는 동작 하나하나 나의 모든 신체, 감각, 사고 기능이 동원되면서 칼로리를 불태운다.

체력이 좋으면 외부활동과 대인관계를 너끈히 감당할 수 있고,

남아도는 체력을 소비해야 하니까 더 외향적으로 살아가야겠지.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허약체력이었던 나는 혼자 조용히 어느 구석에 자리 잡고 책을 읽거나,

뒹굴뒹굴 골똘히 생각을 하거나.

그렇게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 쪽으로 자라온 것이다.

물론 사람이 그렇게 단순한 존재는 아닙니다만,

잘 떠들고 누구랑도 잘 어울려서 내가 꽤 사교적으로 보이기 쉬운데,

사실은 극내향적인 사람으로서,

매우 단순한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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