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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n 30. 2024

백내장수술 뒤 얼굴 닦고 머리 씻은 방법

끄적끄적

백내장수술 하고 병원에서 준 주의사항 중에,

수술 뒤 열흘 동안은 물로 세수하거나 머리 감지 말라는 내용이 있었다.

눈에 물이 들어가면 감염 위험 때문이겠지.

어휴, 어쩌나?


미장원에다 미리 말해두긴 했다.

혹시 머리만 감으러 올 지도 모르겠다고.

동시에 몇 가지 물품을 사들였다.

드라이 샴푸 두 가지.

작은 주머니처럼 생긴 세안용 비스코스 특수 수건(?),

또 클렌징티슈 같은 미용 제품들.

어찌어찌 열흘을 보냈고.

같은 상황에 계신 분들께 참고가 될까 싶어 내 경험을 써보기로.

물을 쓰지 않은 건 아닙니다.

적지만 물이 필요는 합니다.



세수는 눈을 꼭 감고 클렌징티슈로 닦은 뒤,

물 적셔 꽉 짠 세안용 수건으로 얼굴을 닦은 뒤에 물수건으로 마무리하거나.

클렌징 폼을 얼굴에 문질문질한 뒤에 역시 물기 짜낸 세안용 수건으로 닦아 물수건으로 마무리했다.

그러고 나서 기초화장만 하는 거지.

집에 있는 날은 한 번만 닦았다.

세안수건을 물에 적셔서 쓰기도 하고.

세안용 면 부직포 같은 미용용품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렇게 보낸 열흘 동안 피부가 특별히 나쁜 상태는 아니었는데.

물론 좋을 건 없었다.


세안 문제는 그래도 쉬웠다.

머리는 어려웠다.

드라이 샴푸는 스프레이 형과 거품 형, 두 종류를 샀는데,

거품 형은 용기를 눌러 손에 거품을 받은 뒤 두피와 머리카락에 버무려서 막 비벼준다.

그러고 나서 젖은 수건으로 두피와 머리카락을 닦아내서 말리는데.

머리카락의 밀림을 뚫고 거품과 젖은 수건이 두피에 닿는 게 그렇게 어려울 수가!

특별히 머리숱이 많은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사용이 쉽지는 않은데 요건 샴푸라 부를 만합니다.


프레이 방식은 샴푸라기보다 머리카락 유분제거제 정도의 명칭이 적절할 것 같더라.

머리카락 사이에 뿌리면 신기하게도 착 가라앉은  머리카락이 뽀송해지면서 살짝 부풀어 오른다.

하루는 거품 형으로 머리를 빡빡 닦아내고.

하루는 스프레이 형으로 머리카락의 유분만 걷어냈다.

틈틈이 젖은 수건으로 머리를 닦아내기도 했음.


그렇게만 하면서 열흘 동안 물 없이 머리를 씻어냈는가?

음, 내가 하라는 건 안 해도 하지 말라는 건 되도록 하지 않는 고지식한 사람인데.

음, 열흘을 지키기는 어려웠다.

이 정도만^^



젖은 수건으로 두피와 머리카락을 닦아내는 건 지금도 유용하다.

이제는 집에 있는 날 물수건 신공을 쓴다.

개운하거든.


눈에 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건 정말 어렵더라.

양치하거나 세안하거나 머리 감거나 할 때 눈을 꼭 감고 하면서,

눈 뜨기 전에 수건으로 얼굴에 튄 물방울을 닦아내야 한다.

내가 몸 씻을 때나 설거지할 때 하염없이 물을 흘리는 습관인데.

이번 경험으로 그렇게 많은 물을 쓰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다.

적은 물을 효율적으로 쓰기로.


어쨌거나 수술은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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