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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l 28. 2024

폭우와 폭염

끄적끄적

어느 여름이 쉽겠냐만.

해마다 지금 겪는 여름이 제일 힘들다.

내년 여름은 오지 않았고

지나간 여름의 고통은 시간이 데려가니까.



지난주에는 꼼짝 않고 집에 있었다.

보통 집에 있는 날에도 일부러 걷기 운동은 하는데

지난주에는 그것도 안 했다.

누웠다, 앉았다.

가급적 불을 안 쓰면서 냉장고만 축냈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밖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

파가 떨어졌거든요.

내 소중한 파가 있어야 음식이 맛있어지는데 말입니다.


오후 들면서 하늘이 잔뜩 우중충하다가 두어 번 폭우가 쏟아지고.

더는 저녁 준비를 미룰 수 없는 시간이 되어

이제는 좀 잠잠해졌겠지? 하고 나갔다.

파를 사서 장바구니에 담고 나간 김에 조금 걸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려는 순간

우르릉 쾅쾅, 검은 하늘이 요동치더니 폭우가 쏟아지는 거다.

어느 빌딩 현관에서 기다리다 한결 나아졌길래 다시 나섰더니.

아직 안 끝났다고 메롱, 하는지

굵은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지네.

체념.

리넨 바지는 잔뜩 물을 머금어 종아리에 착착 감기고요.

가죽 슬리퍼는 무거워져서는 세차게 물 흐르는 길을 걸어오기가 얼마나 고단하던지요.



오늘 낮에 햇빛이 짱짱하니 창문을 여니까 뜨거운 바람이 훅 들어왔다.

사막에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인가.

어제 나갔다 오기 잘했지,

오늘 같은 날씨는 도저히 밖에 나갈 수 없겠다고 중얼거렸네.


내일은 나가야 하는데 어쩌나.

그래도 오늘 햇빛은 반갑다.

습기, 아 습기 싫어.


비 그치면 습기와 폭염의 합작공연이 시작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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