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다가올 때

끄적끄적

by 기차는 달려가고

항상 이맘때 첫추위가 닥친다.

(올해는 벌써 다녀갔습니다만)

며칠 춥다가 풀리기는 하지만 그건 잠깐이고,

날이 갈수록 기온이 뚝뚝 떨어지면서 겨울을 향해 직진!, 하지.

이제 겨우 더위 때문에 확 늘어났던 전기요금을 갚았나 싶은데,

난방 때문에 부담스러운 가스요금을 지불할 때가 왔다.

숨 돌릴 틈이 없음.



들쭉날쭉한 날씨로 항상 아프곤 하는 나는 난방을 일찍 시작한다.

무더위가 끝나지도 않은 9월에 들어서면 벌써 바닥에 냉기가 느껴지거든.

거기다 비까지 내리면 몸이 으슬으슬하지.

그렇게 난방을 시작해서 다음 해 여름이 되어 장마가 끝날 때까지,

난방 지속 시간에 차이가 있을 뿐 난방을 해야 한다.

그러니까 한여름 두 달 정도 말고는 계속 난방비 지출이 있다는 겁니다.


아직은 초겨울도 안 왔는데 실내가 더 추운 기분이라,

바닥에 살짝 온기가 느껴질 정도로 난방 온도를 맞추고.

낮에는 주로 의자에 앉아서 지내는 나는,

발치에 작은 전기 라디에이터를 켠다.

따뜻할 정도로 온도를 맞춘 라디에이터 위에 얇은 담요를 덮어서,

배부터 다리까지 그 담요로 감싸고.

어깨에는 큰 스카프를 둘렀다.


그러면 딱 좋다.

실내온도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약간 서늘한 정도라 상쾌하고.

그러면서도 발부터 배까지는 따뜻하다.

어깨와 목덜미는 스카프가 온기를 감싸니까,

동화책 속 노파 같은 기분이 되어,

늦가을 오후 한나절.

책 읽고,

차 마시고,

음악 들으면서.

창밖으로 환했던 햇빛이 점점 사그라드는 풍경을 본다.



그러느라 세탁기에 빨래 넣는 걸 깜빡 잊었다.

배가 고파져서 밥 먹으러 일어났는데,

갈치 구워서 밥 차려먹고,

태블릿으로 파리 구경하면서 과일 먹고 하다 보니,

세탁기를 돌리기엔 시간이 늦어버렸네.

진짜 겨울이 오기 전에 한 번은 집을 뒤엎어야 하는데요.

자꾸자꾸 게을러져서 계절이 바뀌는데 지난 물건 정리도 못하고 시간만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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