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니 확실히 가을이다.
하늘은 얼마나 예쁜지.
맑고 파란 하늘에 둥둥 흰구름.
길을 걷다가 하늘을 쳐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여름 내내 힘들게 했던 날씨가 우리를 위로하는 가을.
저녁이면 발이 차가워 양말을 찾아 신고.
벌써 짧은 가을에 속상해하면서 찾아 올 긴 겨울을 걱정한다.
이르믄 안 돼.
좋기만 한 지금을 실컷 누리자구.
내 평생 올해처럼 남의 나라 동향에 관심이 있었던 적이 있나, 싶다.
더구나 다른 나라 소식에 기분까지 좌우되는 경험은 결단코 없었다.
큰 사건이 벌어졌을 때 일시적으로 관심이 쏠렸다가 곧 잊고는 했었는데.
올해는 지구 곳곳에 재난급 자연재해도 많고.
다시 폭발하는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 19 상황으로 울적하고 암담하다.
우리만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야.
하긴 우리만 잘하고 있으니 지금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실감 못하고,
대통령이 잘못하네, 질병관리청장이 한 게 뭐 있냐, 헛소리하는 거겠지.
오늘도 뉴스를 일람하니
할 줄 아는 거라곤 나랏돈 빼먹는 거,
잘하는 사람 모함하고 괴롭히는 거,
남의 돈으로 내 주머니 채우는 것뿐인 분들이 맹렬히 장기를 발휘하고 있더라.
차카게 살자!
꽤 오랫동안 배고프다는 감각을 잊고 있었다.
얼마 전 창경궁에서 더 있고 싶었는데 배가 고팠다.
궁을 나와 식당을 찾아 길을 걸으면서 이런 감각이 얼마만인가, 신기했다.
몇 년 동안 늘 집에 있었으니 배 고플 새가 없이 먹었고.
더구나 올해는 코로나 19 사태로 외출 자체가 어려우니 집에 콕 붙어 있으면서 정말 끊임없이 먹는다.
확찐자가 되어 가는 과정을 실감한다.
날 좋은 요즘 많이 걸어야겠다.
그리고 배고프다는 감각.
결핍의 감각이 필요할 때가 있다.
모자라면 지출에 신중해진다.
과연 이것이 소비할 가치가 있는가?
묻고 또 묻지.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
너무 많은 것을, 너무 쉽게 탕진해왔다.
인류는 어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