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지 않을 때는 말을 줄이자.
일상 속에서
장 보러 갔다.
마트 통로 중간에 있는 매대에 김으로 만든 스낵이 잔뜩 쌓여 있었다.
싸게 파네.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우선 한 봉지를 집고 다른 종류가 있으면 더 사려고 눈으로 살피는데,
같은 것만 눈에 보인다.
옆에 서있는 판매원께 "이것만 있나 봐요?"
했을 뿐인데.
따따따, 말이 쏟아졌다.
"안 팔리는 거니까 싸게 파는 거죠.
다른 종류는 없어요."
그런 내용의 말을 길게 쏘아붙이듯 쏟아내는 것이었다.
흠, 이 무슨 날벼락.
물건을 팔거나 사람을 대하는 직종에서 일하는 분들 중에 정말 적성이 안 맞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 그런 분들을 보면 참 일하기 힘들겠구나, 싶다.
본인이 가장 힘들겠지만.
그런 담당자와 마주치게 되는 사람까지 피곤해진다.
사회적으로 스트레스 총량이 급증하는 거다.
그 판매원은 두 가지 잘못을 저질렀다.
우선, 자기가 팔고 있는 물건이 고객들의 외면을 받은 하자 있는 제품이라고 고백한 것이다.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 스스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소비자들의 선호를 받지 못했다고 다 잘못된 물건은 아닌데,
그런 인상을 풍기면서 제품에 대한 믿음을 손상했다.
둘째, 고객의 질문에 '예, 없습니다.'
라고 짧게 대답하면 될 것을.
고객이 마치 싸게 내놓으라고 강도짓이라도 하는 듯, 힐난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소비자의 질문에 판매자는 건조하고 중립적으로 사실만 전달해야 한다.
굳이 자신의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내면서 작은 불꽃만 튀어도 폭발할 것 같은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는 것은 밥벌이에 대한 모독이다.
돈을 벌기 위한 직장에 들어서면 자신 안의 분노, 걱정 같은 개인적인 감정은 차단해야 했다.
세상 하루 이틀 살아온 사람이 아니기에 나는 아무 표정 없이 자리를 뜨기는 했는데.
집에서 엄마가 저런 식이면 다른 가족들이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결과일 수도 있겠지.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해서,
미리 공격적인 자세로 세상을 방어하게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과도하게 공격적인 태도로 모든 자극에 일일이 반응해서는,
과도한 감정의 소비로 본인이 먼저 지친다.
살아가기가 더 힘들어진다.
그러니까 너 공격- 나, 더 공격- 상대방 더, 더 공격- 나는 더, 더, 더 공격의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안 된다.
다들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피한다.
세상이 밉고 사람들이 원망스럽다.
- 하는 분들은 먼저 본인의 언어 습관을 돌아보자.
언어야 표현일 뿐이고 그 밑에 있는 내 마음, 내 정신이 사실 더 문제이긴 한데.
본질보다는 그래도 말을 바꾸기가 쉬우니.
매사에 부정적인 반응이 먼저, 맥락에 상관없이 튀어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무슨 말을 하면 무조건 그건 아니야,부터 외치는 거다.
아오, 대화를 진행할 수가 없어.
마음속에 혼자서는 담을 수 없을 만큼 분노와 불행이 흘러넘쳐서 시도 때도 없이 감정이 새 나오는가 보다-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불행을 더 키우지 않고 상황을 개선하려면,
이를 악물고 부정적인 기분은 겉으로 흘리지 않아야 한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말부터 줄이자.
말에 나의 불편한 감정을 실어 안 해도 될 실수를 할 수 있으니까.
살아보니,
입만 다물어도 많은 잘못을 줄일 수 있더라.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혼자 조용히 틀어박혀서 독서, 추천.
아, 타고나기를 혼자서는 스스로 감정을 삭히지 못하는 분들이 있긴 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