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찌뿌둥하고 기분은 착 가라앉아서 뭘 해도 집중이 되질 않았다.
졸리지만 잠은 들지 못하니 휴대폰을 손에 들고는,
슬렁슬렁 외국에서 살아가는 한국분들의 블로그와 유튜브들을 섭렵하게 되었다.
이번 세기에 들어 해외를 장기 여행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고.
딱히 정식 이민 수속을 밟지 않아도 특정 국가에 머물면서 장기 체류한다든가.
다니러 갔다가 현지에 자리 잡을 기회가 생겼다든가 한 분들이 적지 않았나 보았다.
그중에는 급증한 한국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일하시던 분들도 적지 않은데.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관광업계가 급작스럽게 얼어붙으니.
일부는 귀국하고 일부는 어쩔 수 없이 그곳에 여전히 머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내가 태어나고 살아온,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밥벌이는 쉽지 않은데.
언어도 서툴고 사회적 관계망도 없는 외국에서 신분이 불안정한 외국인으로 팬데믹 시절을 살아간다는 건 얼마나 힘겨운 상황일까...
여행 관련 사업은 어느 나라나 초토화되어서 다른 돈벌이를 찾아내야 한다.
몇몇 분들은 한류 붐에 힘입어 김치를 만들어 판다든지,
작은 한국음식점을 연다든지.
소소한 우리나라 물건을 수입해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더라.
내가 여행을 자주 다녔던 30년 전쯤에는 우리나라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고.
알려졌더라도 가난한 나라, 뒤떨어진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제품은 구미 시장에서 저가품이거나 유명 브랜드의 하청 기지였다.
물건이라는 게 제품만 좋으면 될 거 같지만.
단지 물건 그 자체의 질이나 효용으로만 가치가 매겨지는 게 아니다.
모든 소비자들이 제품에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브랜드의 효과에서 보듯 물건에 덧입혀진 이미지로 소비자들의 눈에 띄고 선택을 받는 것이다.
그러길래 회사마다 고가의 모델을 써서 막대한 홍보비용을 지불하겠지.
지난 몇 년 동안 제품 질도 좋아져서 해외에서 잘 팔리는 품목이 있는데.
특히 우리나라 문화계가 해외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얻고 있다.
외국인들 중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을 보이고 알아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특정 기업의 제품이 잘 팔린다면 그건 그 기업만 선택될 뿐이다.
하지만 우리 문화가 외국에 알려지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문화와 제품들이 호감을 얻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가 쉬워진다.
그래서 한국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본 외국 사람들이 호의적으로 한국 음식을 찾게 되고,
한국 제품과 소비 풍습에 관심을 보인다.
예전에는 우리 스스로도 외국 것은 무조건 좋은 것, 한국 제품은 뒤떨어진 것으로 아는 사람들은 많았다.
나이 든 분들에게는 아직도 수입품이라는 광고가 먹힌다.
한국을 떠난 지 오래되고 한국 사정에 둔한 분들은 여전히 1970,80년 대의 한국과 미국 이미지에 머물러있는 모습이 보인다.
외교부가, 문화계가 나설 때가 아닐까.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하는 교민들에게 살 길도 열어주면서 이분들을 한류의 전사로 양성하는 거다.
교민들에게 현재 한국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드리고.
(교민 대상 신문들은 역할 못한 지가 오래라)
기업이 자력으로 진출할 수 없는 소소한, 그러나 경쟁력 있는 한국 상품들의 판로도 개척할 겸.
한국의 전통문화와 식생활 등 현대 생활 전반에 걸쳐 문화를 알리면서 제품을 소개하는 거다.
적절하게 인터넷을 사용하면 예산에 비해 효과가 클 거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음, 고비용에 고리타분, 무능한 고인물인 '관'과 '공기업'은 빠져주시고요.
반짝반짝 의욕 넘치고 재기 발랄한 국내 인재들과 해외에 있는 우리 인재들을 계약직으로만 조직해도,
기존의 국내 기관에서 파견하는 뻔한 프로그램들보다는 나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끼리 먼저 아이디어 모아서 정부에 제안해 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