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은 잔소리를 거의 안 하셨다.
이제 돌이켜보니 자식들을 보며 얼마나 많은 말씀을 삼키셨을지,
조금은 헤아려진다.
감사합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살면서 결혼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크게 압박될 정도는 아니었다.
내 철벽이 워낙 강해서 감히 심기를 건드릴 수 없겠다는 포스를 풍겼을 수도 있고.
뭐, 내가 마주쳤던 분들이 교양이 넘치는 분들이었겠지.
하여간 나는 누구에게도 나한테 잔소리를 허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피곤하다, 싶으면 연락두절이라는 깔끔한 방법이 있으니까.
내가 환갑이 넘었다.
주변 사람들 대부분도 나이가 많아졌지.
이분들이 갈수록 잔소리가 많아진다.
어우, 시끄러워.
대단한 말이 아니다.
날이 추운데 옷 더 입지, 너무 얇게 입었네.
- 나는 냉기에 몸이 금방 나쁘게 반응하는 사람이라 늘 옷과 숄이 든 보따리를 짊어지고 다니면서 몸을 보호한다.
핀트가 어긋났음.
밥 잘 먹어라, 영양가는 골고루 챙겨 먹어야지.
- 세상 사람들 보시오, 누가 더 밥 잘 먹어 보여요?
묻고 싶다.
내 사는 낙이 먹는 것이고.
눈 뜬 시간 반 가까이는 먹거나, 먹을 준비 중이거나, 먹고 치우거나, 먹을 것을 생각하는데 쓴다.
엥겔지수는..... 차마 부끄러워 말 못 하것네.
여행을 왜 혼자 다니냐,
사람들 좀 많이 만나라,
병원 다니지 말고 자연 치유를 해라,
등등
아, 교회 다니라는 전도도 빠지지 않는다.
휴.
내가 묻길 했나,
푸념을 했나,
손을 내밀었나.
더구나 내가 남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사람이 아닌걸.
그냥 말주변이 없어 인사말 또는 나름대로는 정답게 대하는 독특한 방식이라고 해석하기로 했다.
진실은 어딘가에 있겠지만,
굳이 밝혀내고 싶지는 않네.
물론 사람을 만나는 시간에는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지내지만,
중간중간 끼어드는 잔소리는 두고두고 거슬린다.
왜, 나한테 자꾸 일해라 절해라 하시는데!
(맞춤법 지적 말기요. 재미있으라는 말장난인 거 아시죠?)
혼자 살면 주변 사람들의 참견은 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제발 만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가르침의 민족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