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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행- 기차와 케이블카

마음에 남은 풍경들

by 기차는 달려가고

KTX가 운행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철도에 변화가 많았다.

비둘기호는 사라졌고 무궁화호도 드물더군.

대부분의 노선에서 초고속열차 운행이 훨씬 많다.


노선 직선화를 하면서 문을 닫은 역들이 꽤 있고.

무엇보다 시내 한가운데 있던 여러 역사들이 도시 외곽으로 이전했다.

번쩍거리는 21세기의 기차역은 크고 높아서 웅장하다.

유리를 많이 쓴 현대적 건물이 다정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폐역이 되고, 노선이 사라지면서 남은 부지에는 한가롭게 레일바이크가 달리고.

문을 닫은 작고 낡은 한 세기 전의 시골역에는 철덕들이 찾아와 문 닫힌 대합실과 외로운 저수탑을 인스타에 올리지.



목포역은 아직 예전 자리를 지킨다.

나주를 지나 농촌을 달리다가 아파트들이 보이고.

이제 도시 외곽에 들어서는가, 싶으면

기차는 캄캄한 터널 속으로 들어선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 금세 목포역이다.

남쪽 끝까지 달려온 기차는 목포 앞바다까지 돌진할 기세.

그 목포역과 항만을 주축으로 예전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역을 에워싼 숙박업소들, 식당들.

항만이 인접해서 상가가 넓고 길게 이어진다.

가게는 많은데 도무지 사람이 보이지 않더라.

간간이 자동차는 지나는데 걷는 사람은 나 하나.


역에서 왼쪽에 있는 경찰서를 끼고 조금 가면 목포 최고의 번화가, 오거리가 나온다.

차 없는 거리, 젊음의 거리- 해서 어쩌든지 상권을 살려보려 애쓰는데.

목포역 주변은 넓은 번화가이다.

아니,였다.

저녁 6시가 좀 넘은 시간에 나가보았는데 사방팔방 도로에 이렇게 환한 장식을 해놓았다.

하지만 가게들은 이미 문을 닫았고 간판에 불도 밝히지 않는다.

낮에도 썰렁하다.

역 건너에 제법 큰 시장이 있던데 토요일 오후에 손님이 보이지 않아 들어가지 못했다.

용무 없이 구경하기가 미안하더라.



* 해상 케이블카


목포의 자랑이다.

시설은 깨끗하고.

북항에서 유달산을 지나 고하도로 이어지는 노선은 풍광이 좋다.

아래를 보면 아찔했는데,

꽃피는 계절에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더라.

날이 잔뜩 흐렸으나 유감은 없습니다.

아직 겨울이라 쌀쌀하고 흐린 날이어도 오밀조밀한 바다와 유달산과 도시와 섬들을 위에서 바라보아 좋았다.


사람 사는 동네는 다닥다닥.


크기는 작고, 높지도 않지만

목포에 있어 유달산은 존재감이 크다.


해상 케이블카 북항 승선장 주변 풍경.



어느 볕 좋은 날.

도시락 들고 해상 케이블카 타고 고하도에 가서,

해상 산책로도 걷고 바다도 바라보면서 한 나절 보내고 싶다.

고하도 전망대 가는 가파른 계단길.



꼭 다시 보자,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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