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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행- 여행의 여운

마음에 남은 풍경들

by 기차는 달려가고

평소에도 느끼긴 하지만,

여행 가서 숙소들을 다녀보면 출입문 개폐기라든가 정수기, 샤워기 수전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금세 익숙해지기는 하는데 크게는 비슷하나 사소하게 다른 사용 방식들.


목포는 버스 요금이 비쌌다.

다른 호남 지역 버스 요금도 높았던 기억이 있다.

이용자와 운행거리를 볼 때 원가가 대도시보다 훨씬 더 들어서 그렇겠지만.

국가 차원에서 대중교통 비용은 지원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섬 지역을 오가는 선편 요금이 꽤 비싼데 해당 도서지역 주민은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런 식의 정책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음.


여행을 다녀보면 전국적으로 유명 프랜차이즈가 대세이다.

서울에서 유행하면 금방 지방으로 뻗어나가지.

음식점의 경우 어딜 가나 같은 가게, 같은 메뉴를 먹을 수 있다.

장점은 있다.

여행자가 낯선 곳에서 익숙한 맛을 고를 수 있고.

지역 분들은 전국적인 유행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그 지역에서 성장한 지역의 기업, 지역만의 가게를 보면 대견도 하고 재미도 있다.

전국 또는 전 세계적인 공룡들 사이에서 버티려니 얼마나 힘들까, 싶으면서.

막, 막 응원하고 싶다.

우리가 세계 속의 대한민국 기업에 자부심을 갖고 응원하듯이.

지역마다 특색 있는 지역의 기업이 지역민의 격려와 도움으로 성장해서,

지역을 대표하고 지역민과 공생하는 기업으로, 식당으로, 상점으로 탄탄하게 성장하면 좋겠다.



목포 구도심은 정말 초라하고 헐었다.

우리가 벗어버린 낡은 옷이랄까.

이는 어느 나라나 비슷해서 나는 주택이 가장 큰 소모품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세기에 도시화가 극심해지고 자본이 집중되어 제한된 도시의 땅 가격이 급등했다.

뒤늦게 산업화에 뛰어든 우리나라에서 땅이 오직 투자대상으로 보이게 되었지만.

앞으로도 그럴까?

계속 땅값은 오르기만 할까?


허름해진 옛 동네는 허물처럼 벗어던지고 젊은 사람들이 새 동네를 만들어 이사하는 목포의 사례가 특별한 경우는 아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듣기로 백인들만 사는 소도시 얘기였는데,

새로 개발한 주택단지에 비슷한 연령대, 비슷한 수입대의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 사람들이 대출을 다 갚을 때쯤 은퇴연령이 된단다.

부모 세대와 다른 가치관과 생활 방식을 가진 자식들은 이미 다른 곳에 정착했으니.

도시는 노인들만 사는 동네가 되었다가.

그분들이 한, 둘 요양원에 가거나 돌아가시면 낡은 빈 집만 남는다는 얘기였다.


앞으로의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지 아무도 모른다.

부동산이 계속 치솟을지,

그저 소모품으로 관리 비용을 잡아먹을지.



하여간 문화도시로 지정하여 목포 구도심을 개발한다니 다행이다, 싶지만.

분명히 지리적, 문화적인 가치가 있어 보였지만.


갈 길은 멀겠더라.

땅값이나 올려 한몫 잡고 빠지겠다, 는 탐욕은 버리고

그 안에서 살아온, 살아가는 사람들을 고려하고.

길고 깊이 있는 문화적인 안목에서 장기적으로, 정직하게 정책을 추진했으면,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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