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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Apr 06. 2022

낙관할 때, 비관할 때

끄적끄적

기분이야 수시로 바뀌는 거지만.

아주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듯이,

사소한 것 하나로 기분은 하늘과 땅을 오간다.


나이가 이만큼 먹어서도 내 마음 하나 못 다스릴까, 싶지만.

산뜻한 햇살 한 줄기에 마음이 그득, 행복해지는가 하면.

나와 상관없는, 그저 스쳐가는 이의 험상궂은 표정으로도 철렁, 기분이 가라앉곤 한다.

사실 세상에는 아주 적은 희망의 요소들이 숨어있을 뿐이고,

너무나 많은 절망과 비관적면이 사방에 널려있어서.

내게 지금 어떤 부분이 보이는가에 따라 세상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니.

세상에 대한 절망이 수시로 찾아오는 게 이상하지는 않겠지.



나는 대책 없이 낙관적인 사람이지만.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몸도, 마음도 점점 힘들어졌다.

건강 문제로 언제나 겨울나기가 쉽지 않은데,

지난겨울을 힘들게 보내고 봄이 왔는데 마음은 도무지 기뻐할 수가 없다.

거짓과 기만이 판을 치는데 멀거니 바라봐야 하는 신세.

아수라장에서 살아가야 할 시간이 막막하다.

세상이 이대로 좋아지려나 싶었는데 다시 주르륵 미끄러져서,

진창에 나뒹구는 이 상황은 실화인가? 믿기지 않는구나.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도 암담하다.

사실 그동안 지구 위 어디에선가는 계속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고.

시리아나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상에도 관심은 있었는데.

이렇게 백주대낮에 억지 핑계를 대면서 잔인하게 살상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니,

인간에 대한 믿음이 허상이었나?

인간은 염치도, 규범도 없이.

이익을 두고 야수처럼 치고박는, 그런 차원일 뿐이었어?



비록 내 처지는 대답 없는 세상에 혼자 있는 듯 막막한 형편이라도,

세상이 순리대로 돌아가서 선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다면.

나는 세상을 믿고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그런데,

거짓과 악다구니와 협잡으로 흘러가는 세상에는 내가 끼어들 자신이 없다.



답답한 기분.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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