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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Jun 02. 2022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집!

끄적끄적

로이드 칸의 《아주 작은 집》     

로이드 칸 지음, 이주만 옮김, 한스미디어          



지은이는 20세기 미국의 건축가인 '루이스 칸'과는 상관없는 분으로,

오랫동안 작은 집을 직접 짓고 이에 관한 책을 쓰는 등 관련 활동을 하는 분인 것 같다.

수많은 작은 집들을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설명을 덧붙인 이 책은,


....  판에 박힌 일자리와 직업, 주택담보대출과 임대로 대표되는 기존주택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쉘터》는 이런 사람들을 격려하고 싶었다. 살림을 줄이고, 집을 줄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해서 자기 손으로 생활공간을 창출하자는 것이 우리의 지론이다.

(6쪽),라고 책을 펴낸 취지를 밝힌다.



여러분이 아직 젊고, 독신이고, 직장(혹은 집)을 잃었다면, 월세나 주택담보대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또 살림을 대폭 정리할 수 있다면(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삶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평생 작은 집에서 살 필요는 없지만 작은 집에서 살아보면 그 효과를 금방 느낄 수 있다. 꼭 이렇게까지 작아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여기 소개된 아이디어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과도하게 커져 버린 1인 가구 주택을 해결하는 처방이 될 것이다.      

... 모기지론으 집을 산다면 오랜 세월에 걸쳐 빌린 금액의 두 배 가량을 은행에 지불해야 할 테지만, 직접 집을 짓는 사람들은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이다.     (7쪽)


무리해서 집을 사고,

그 빚을 갚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그러면서도 더 넓고 더 비싼 집을 갈구하며 평생을 살아가는 현실을 돌아보면서.

집에 관한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 책을 보면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전에도 일본 건축가가 쓴 'tiny  house'에 관한 책을 소개했었다.

비슷한 내용이나 이 책에는 훨씬 많고 다양한 사례들이 사진과 함께 제시되어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스로 자신의 거처 또는 임시적인 공간을 독자적으로 지어보려는 실행력이 대단해 보였다.

무엇보다 폐자재나 재활용 자재들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 좋아 보였다.

건축 활동이 활발한 우리나라에서도 분명히 폐자재가 엄청나게 많을 텐데,

집 지을 때 재료를 재활용한다는 말은 들어보지를 못했으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직접 집을 짓는 사람들이 꽤 있고.

인테리어나 집수리를 직접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문외한인 집주인들이 직접 나서는 데는 비용을 아낀다-는 점이 부각되지만,

이 책에서는 스스로 집을 짓는 행위가 갖는 또 다른 측면을 강조한다.


...  우리가 말하는 ‘자급자족’이란 100% 자급자족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 제시일 뿐이다. 말인즉슨 가능한 한 우리 손으로 많은 일을 처리하자는 것이다.... 일상생활을 자기 손으로 꾸려나가자는 말이다.....

  남을 위해 하는 일과 자신을 위해 하는 일, 자기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과 남이 창작한 것을 돈 주고 사는 일 사이에서 현대인은 조화를 찾아야 한다.(8쪽)



집을 장만할 때는 대개들 무리한다.

그리고 그 부담이 당연한 거려니 체념하면서 빚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간다.

과연 집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인 것일까?

대개들 집이라는 중압을 벗어나고 싶어서 돈을 더 많이 벌려고 한다.

하지만 돈은 내가 원한다 해서 내게 오는 건 아니지.

내 맘대로 하는 방법이 있다.

집을 줄이는 것이다.


.... 결국 스트레스의 원인이 다름 아닌 우리의 재무 상태라는 걸 깨닫고 나서야 변화를 각오했다. ‘변화’의 첫 단계는 인생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일이었다.

(85쪽)

그래서 인용된 글을 쓴 부부는 단계적으로 집을 줄이고 차를 없애면서,

돈을 더 벌려는 노동을 줄이고 그 대신 즐겁게 보내는 시간을 늘렸다고 한다.


책에는 '남자의 동굴'이라는 작은 거처가 소개되어 있다.

혼자 조용히 있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조그맣고 평화로운 공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집은 보금자리가 본질일 텐데 투자와 신분의 표상이라는 점이 압도적인 의미가 되었다.

본질을 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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