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사탕, 초콜릿, 캐러멜, 과자, 젤리, 케이크와 엿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다.
군것질을 좋아해서 단 것 외에도 오징어, 쥐포, 굽고 삶고 찐 고구마와 밤도 늘 끼고 살아가는데.
나이가 들면서 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지는 케이크와 과자 종류는 점점 거리를 두게 된다.
입맛이 달라졌냐고요?
아뇨.
청소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릴 때는 정말 철이 없어서 부스러기를 앉은자리에 그대로 탈탈 털어가면서 과자를 먹었었다.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과자 부스러기가 얼마나 떨어지는데,
어머니가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내 뒤를 따라다니면서 치우시는데도 참으로 무심했었다.
참회합니다.
나이 들어서 뒤늦게 직접 청소를 해보니 음식 부스러기가 엄청나구나.
웨하스, 버터쿠키 같은 바삭바삭 가볍고 부드러운 과자의 부스러기와 케이크에 솔솔 뿌려진 가루 종류는 손에 잡히지도 않아서.
먹고 나면 옷을 탈탈 털어내고 의자를 흔들고 바닥을 청소기로 돌리고 물걸레로 닦아야 비로소 말끔해진다.
이런.
그러니 아무리 맛이 끌려도 부스러기가 많은 과자 종류는 사기가 꺼려진다.
밤도 군밤은 껍질에서 알맹이만 쏘옥 빠지니 괜찮은데.
찌거나 삶은 밤을 칼로 반을 갈라 작은 숟가락으로 퍼먹는 나는,
먹고 난 옷에, 테이블에, 바닥에 자잘한 밤 부스러기가 흩어져 있다.
자꾸 단 것이 당기는 요즘.
그래서 부스러기 없는 엿과 사탕, 젤리와 캐러멜을 줄창 먹어댔다.
꺽꺽, 속에서 단물이 올라오는 기분.
왜 자제가 안 될까요?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나, 싶다.
풀리지 않는 사회적 우울감이 불러온 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