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새 기온이 뚝 떨어졌다.
여름옷을 정리했다.
내년 여름에 다시 입으려나?
기대와 희망으로 시작했던 2022년의 4분의 3이 가버렸다.
할까 말까, 될까 말까로 보낸 시간이었다.
아까워라.
하긴 내 인생의 대부분을 그렇게 보냈다.
잡념으로, 공상으로.
뭘 시작 전에는 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하다가 잠이 들고.
어쩌다 뭘 하나, 싶으면 그 일을 제대로 해보기도 전에
될까? 말까?
어떻게 될까?
결과만 궁금해했었다.
계산이 빨라서 타당성을 분석하느라 그랬던 건 결코 아니었다.
걱정이 많아서 실패와 그 뒷감당이 두려워서도 아니었다.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조바심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냥 막연히 뭘 하고 싶다, 는 충동이 들면.
몸은 꼼짝 않은 채 가만히 드러누워서 머릿속으로 공상만 했던 거였다.
머릿속에서 시작하고 열성을 떨면서 장애를 만나 고난을 겪다가,
마침내 성공하여 기쁨을 맛보나, 싶은 동화 속 이야기를 상상하다가.
금세 흥미를 잃고.
뭐 성공해도 별 거 없고만,
하면서 띠리리 다음 항목으로 공상의 대상이 옮겨갔다.
나이가 들면서 훌륭해지는 게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말은 번드르르 하지만 실천력은 꽝! 인 나의 현실.
반성합니다.
이제라도 바꿔보렵니다.
아직 두 달 넘게 남았다.
2022년,
지금부터라도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