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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Aug 31. 2022

어떤 이가 남긴 글

끄적끄적

한 사람의 유서를 읽었다.

짧은 생.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행복이지만,

그 일만 하고 싶다는 건 저주라는  알았어,

라고 그녀는 썼다.


얼마나 고민하고 자책하고 힘들어했을지.

마음이 내게 왔다.



불꽃의 삶을 꿈꾸었다.

오직 의미만으로 꽉 찬 순정의 삶.

티 하나 없이 순수해야 할 지니.

추상처럼 엄격하게 날을 세웠었다.


그 시절을 지나 어영부영,

터벅터벅 그저 살아가고 있는 나.

꿈과 현실 사이에서 단호하게 꿈을 택했다고 그녀는 내게 말한다.

타협은 싫어요.

한 발 물러서면 낭떠러지.


그러니 여러분,

이쯤에서 안녕.

고맙다고 행복했다고.

이제 편안한 세상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잘 가요.

예쁘게, 힘껏 살아냈겠지요.


포르르,

어둔 밤하늘을 날아서 빛을 향해 그녀는 떠나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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