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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Nov 29. 2022

비밀번호

끄적끄적

비밀번호 쓸 곳이 정말 많다.

당장 현관문 여는 것부터 시작해서 은행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할래도.

메일을 확인하거나 브런치에 들어올 때도 비밀번호는 필요하다.


아침부터 온라인에서 물건을 면서,

결제하면서 비밀번호가 헛갈렸다.

지역상품권을 사면서도 화면이 바뀌면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데 갑자기 머릿속이 진공상태가 되는 증상이.

내가 가끔이라도 이용하는 온라인 사이트가 아마 수십 개는 될 텐데

접속할 때마다 다른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니,

뇌의 용량을 넘긴다.



비밀번호를 정할 때 사람마다 여러 방식이 있겠는데.

나는 주로 전에 살던 집 주소, 기념일, 학번 같은 개인적으로 연관된 숫자에 사이트 주소 일부라든가 부모님 이니셜을 조합해서 만든다.

같은 번호를 여기저기 쓸 수 없으니 생각나는 대로 그때그때 비밀번호를 붙이는데.

가끔은 즉흥적으로 예외적인 번호를 만들어 붙이고는 나중에 기억나지 않아서 비밀번호를 다시 만드느라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할 때도 있다.

또 모바일로 들어가서 사이트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저장해 두고 쓰다가,

컴퓨터로 그 사이트에 들어갈 일이 생겼을 때.

당연히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

세일한다는 문자를 받고 어떤 쇼핑몰에 들어갔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그동안 저장해 두었던 비밀번호가 풀려있으면.

, 비밀번호를 다시 만드는 귀찮음을 감수할 것인지,

더 이상은 구하지 말라는 계시를 따를 것인지.


귀찮다.

다 귀찮다.

어느 순간, 다 귀찮아져서 내던지고 싶다.

가끔 필수적인 몇 가지 외에 쇼핑몰 같은 건 다 워버릴까, 싶다가도.

며칠 지나면 슬금슬금 하나둘씩 다시 회원 가입을 하고 있겠지.

현대인으로서 필수인가.



올해가 가기 전에 오래 쓴 비밀번호는 바꾸고.

사이트 성격 별로 구분해서 비밀번호 체계를 일관성 있게 만들어볼까, 싶은 생각이 들고.

위험할까?

무엇보다 수기로 비밀번호를 정리해두려 한다.

혹시 모르니 유서를 작성하는 마음가짐으로 비밀번호도 기록해둬야지.


다들 비밀번호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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