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29편, 쑥인절미, 말린 채소
맛있는 쑥인절미를 얻었다.
청정지역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온갖 나물을 채취해 먹을거리들을 만드시는 분이 있다.
그렇게 정성 들여 만든 건강하고 맛난 먹을거리들을 때때로 회색 도시에서 각박하게 살아가는 중생들에게 기꺼이 나눠주시는데.
한 다리 건너서, 나도 쑥인절미 두 덩어리를 하사 받을 수 있었다.
막 방앗간에서 찧은 떡을 주먹만큼씩 뜯어서는
고소한 냄새가 폴폴 날리는 참기름을 듬뿍 발라서,
둘둘 랩으로 감은.
수공의 자취가 역력한 쑥인절미 두 덩어리.
어제저녁에 받았을 때 얼마나 말랑말랑했던지.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손에 잡히는 몰캉한 감촉에 감격하여 저녁밥을 먹었음에도 1/3 가량 뜯어먹고야 말았다.
쫀득하니,
지난 봄날의 쑥향이 그대로 배어있었네.
혹시 상할까 봐 냉장고에 넣었더니 굳어버렸는데,
괜찮아요.
미니오븐에 떡을 넣고 말캉하게 구워지는 동안 삶은 계란 하나 먼저 먹는다.
따끈한 보리차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말랑말랑한 쑥인절미 한 입, 한 입 아껴가며 떼어먹고요.
그 사이사이 여러 가지 채소들을 말린 바삭한 칩 하나씩 바사삭, 입에 넣어줍니다.
쉬었다가 사과 반 개,
걸쭉하게 율무차 한 잔.
입안에 남은 쑥향의 여운이 봄에 대한 그리움을 강하게 불러내었다.
우리들 마음에도, 우리 사회에도, 하늘의 날씨에도,
어서 봄날이 오기를.
쑥향 그윽한 봄날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