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은 계절이나 지역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즐겨 먹는 국이 아닌가 싶다.
아기를 낳은 산모는 한 달 내내 삼시세끼 미역국을 벗하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미역국이 올라간 생일상을 받으며 자라난다.
집에서도, 식당에서도, 급식에도 자주 등장하며
레트로트 파우치로도, 인스턴트 블록으로도 개발되어 쉽게 먹을 수 있는 미역국.
미역국 싫다는 사람 보지 못했고,
미역국 못 먹어, 하는 이 아직 만나지 못했으니.
미역국이 우리를 키웠네.
오랫동안 끓여서 뽀얀 미역국은 깊은 맛으로 맛있고.
금세 끓인 맑은 국물은 또 싱그러운 해초 향으로 맛나다.
고기를 넣어 끓이고.
가자미나 광어 같은 생선으로도 끓이고.
마른 황태랑도 끓이며.
성게알, 전복, 홍합 같은 해산물을 넣어도 맛있다.
멸치나 밴댕이, 마른 새우로 육수를 내어서도 미역국을 끓이지.
아니, 간장과 다진 마늘로 조물조물 무쳐서 들기름으로 미역을 볶아서는 맨 물만 넣고 끓여도 맛있다.
미역으로 국만 끓이는 건 아니지.
고추장찌개, 된장찌개에 들어간 미역은 양념이 배어 보드라운 맛을 내주고.
라면에, 가락국수에서도 미역은 제 몫을 한다.
미역과 버섯, 또는 조개 같은 해산물을 얹어 밥을 해도 맛있어.
무더운 여름날,
냉국으로 먹으면 얼마나 시원한가.
또 물미역으로 쌈을 싸 먹거나 초장에 찍어먹으면 어디서 한 줄기 바닷바람이 불어오나, 싶게 개운하지.
마른미역을 물에 불려서 양념에 무치거나.
간장을 넣은 드레싱으로 샐러드도 해 먹는다.
기장미역, 돌미역, 얇은 미역...
맛이나 쓰임이 조금씩 다르고 가격 차이도 크지만.
미역이 비싸다 한들 음식으로 만들어 한 그릇 당 비용을 따져보면 착하기만 하다.
네 계절 시도 때도 없이 살 수 있고 먹을 수 있으며.
언제, 어디를 가든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하고 부담 없는 미역은,
영양소도 풍부하고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어 우리 밥상을 풍요롭게 해 준다.
너무 익숙해서,
여기저기 흔해서,
값나가는 재료가 아니라서.
우리의 음식을 크게 빛나게 하면서도 그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겸손한 미역에게,
이제는 고마워 잘 먹을게, 인사하려 한다.
덕분에 오늘도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네가 품은 푸른 바다의 풋내음을 깊이 들이쉬면서 풍부한 영양분으로 힘을 내려해.
앞으로 오래오래 잘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