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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노인 Sep 18. 2017

#17 고양이가 좋아하는 털공! 사지말고 만들자.

알아두면 쓸데없는 고양이 털공 만들기!

알아두면 쓸데없는 고양이 털공 만들기!(전문)


고양이들은 강아지만큼 공을 가지고 놀기를 즐긴다.

시중엔 양모로 만든 고양이 장난감 공을 많이 파는데,

어림잡아 개당 2천 원 꼴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슬프지만 현재 최저시급으로 고작 3개를 살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오늘은 집에서 손쉽게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털공을

무료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준비물: 고양이, 빗, 집중력


먼저 이 정도 털이 빠지는데 아직도

몸에 붙어있는 털이 남아있는 게 신기한

고양이를 준비하고, 녀석이 비교적 거부감이 없는

빗으로 스윽 스윽 빗어준다.

얼마나 빗냐고? 이만큼이 모일 때까지.

그리고 또 빗는다. 얼만큼? 아까 그만큼.

그렇게 나는 총 다섯 번을 빗어줬다.

어처구니없게도 다섯 번을 빗었는데

동일한 양의 털이 계속 나온다.

아무튼 이제 뭉쳐야 하는데, 눈사람을 만들 때처럼

씨앗을 만들고 살을 붙여간다고 생각하면 쉽다.

작은 뭉치를 떼어내고 여기에 캣닢을 조금 섞자.

이를 힘을 줘서 비빈다.

계속 비빈다.

그럼 이렇게 작은 털공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처음과 똑같이 털을 조금씩 뭉치며

럭비공처럼 한쪽으로 길게 쏠리지 않게 신경 써서 비벼주자.

아까 마리로부터 얻은 5개의 털 뭉치 중 두 개를 합치자

이 정도 크기의 털공이 생겼다.

무념무상으로 만들다 보면 조금 성기게 뭉쳐졌거나

잘못 비볐을 경우 이렇게 썩은 포도 껍질처럼 겉면이

흐물거리고 기존 공과 잘 합쳐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럴 땐 물을 아주 살짝만 묻히면 해결된다.

실제로 펠트 공예에도 사용되는 방식으로,  물 펠트라고도 불린다.

다만 우리 건 양모가 아니라 고양이 털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네 덩이를 합치자 이 정도 크기가 됐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꽤 큰 털공이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므로 조금 더 거대하고 아름답게 만들어보자.

다 뭉쳤을 때의 모습이다. 적당히 크고, 단단하고, 탄성도 있다.

이제 이걸 마리에게 상납하여 노력의 결실을 검증할 때다.

다행히 마리님께서 마음에 들어하셨다.

마리의 경우 사온 공보다 이렇게 만든 털공을 더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냄새가 친숙하기 때문인 것 같다.

당연한 말이지만 단묘보다는 장묘가 더 만들기 쉽고,

직모보다 조금 곱슬인 고양이들의 털이 좋다.

만약 당신이 키우는 고양이가 단묘라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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