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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노인 Oct 29. 2019

메틸페니데이트를 먹으면 안되는 이유

공부 잘하는 약이라고 먹다가 한 방에 훅

영화 Limitless(브래들리 쿠퍼 주연)를 보면 알약 하나만 먹어도 인지능력이 극대화 되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거나 과거 잠시 스쳐 봤던 책 내용을 기억하는 등 엄청난 능력을 보여준다. 현실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이 있다면 누구나 먹어보고 싶을 것이다. 특히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나 아이의 학습능력을 높이고 싶은 부모들은 공부욕심에 눈이 멀어 정신과 의사들조차 처방을 조심스러워하는 의약품을 거리낌없이 구매한다. 하지만 의사들이 조심스러워 할땐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메틸페니데이트 효능

메틸페니데이트는 ADHD의 치료제로 쓰인다. ADHD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주의력 결핍장애 말이다. ADHD환자는 주로 어린아이들이 많은데 주의력과 집중력,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충동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어릴때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커가면서 점차 사라지지만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성인 ADHD로 다시 발현된다. 아무튼 이런 ADHD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약의 주성분이 메틸페니데이트이다. 시중에는 메틸페니데이트가 함유된 몇가지 ADHD치료제들이 있다. ADHD환자들이 메틸페니데이트를 먹으면 인지능력과 집중력이 '정상인'정도로 개선된다.

재밌는 건 메틸페니데이트가 ADHD환자가 아닌 정상인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지능력이 향상되고 문제 해결능력이 올라갈 수 있다. 이는 과거 수차례 실험을 통해 유의한 결과가 입증되었다. 실제로 정상인이 메틸페니데이트 20~40mg을 복용했을 경우 새로운 문제를 푸는 능력이 올라갔음이 증명되었다. 이러한 작용때문인지 미국에서는 시험기간만 되면 대학생의 약 25% 정도가 메틸페니데이트를 구해서 먹고 있고 우리나라도 수능일이 다가오면 병원에 이상하게 ADHD환자가 급증한다.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하는 순간이다.

1990년대 이전의 메틸페니데이트 실험들은 실험 난이도 설계에 실패했다. 문제 해결 능력보다는 주의집중력과 각성 효과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결과 해석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후 이루어진 실험들을 통해 점차 효과와 제한점을 보다 분명하게 알아낼 수 있었다. 대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계산 과제가 주어졌을 때 효과가 있었다

2. 중립자극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3. 같은 문제를 반복적으로 푸는 과제에서는 오히려 오답률이 증가했다

4. 가정이지만 인지기능과 도파민의 관계가 선형방정식이 아닌 ∩ 그래프를 그린다는 점에 의거하여 적정 수준 이상의 메틸페니데이트 복용은 오히려 인지기능 및 문제 해결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5. 매우 높은 확률로 정신적인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거의 모든 정신자극제는 부작용이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메틸페니데이트 20~40mg 정도를 복용하고 수학 문제를 풀면 효과가 있지만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 경우 오히려 실수하고 오답을 선택할 확률이 늘어났다. 또한 중립자극, 그러니까 특정 자극을 유도하지 않는 자극(A라는 현상이 일어나면 B가 연상된다와 같은 자극이 아닌 아무런 연관이 없는 외부 자극 -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보면 알 수 있다)에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인지기능과 도파민의 관계는 쉽게 설명하기엔 좀 복잡한데, 도파민이 분비되면 수용체와 운반체가 열렸다 닫혔다 하며 뉴런 사이에서 자극을 전달한다. 정상적인 몸은 도파민이 적정량 이상 분비되면 과잉이라고 판단하여 제거하지만 마약류를 복용하면 조절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가장 강력한 마약 중 하나인 필로폰은 도파민 분비량을 평소의 12배 이상 높여 감정 과잉, 쾌락 등에 빠지게 만들고 코카인은 도파민을 재흡수하는 운반체를 막아 도파민 과다 상태가 되게 한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자극의 역치값이 높아져 약물 의존적인 삶을 살게 된다. 갑자기 장황하게 마약에 대해 설명한 이유는 메틸페니데이트 역시 중독 위험이 있는 향정신성약물로 분류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험에서 사용된 20~40mg의 메틸페니데이트 이상의 양을 사용하면 인지능력이 더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떨어지고 약물 의존도를 높이는 결과에 빠질 수 있음을 미국 식품의약안전청 FDA는 경고하고 있다.


메틸페니데이트 부작용

실제로 메틸페니데이트는 정신자극제에 속하므로 부작용으로 다양한 정신이상 반응이 보고되었다. 주요 부작용은 조증 및 정신병, 공격성, 자살징후 등이다. 이는 물론 심한 부작용에 해당하지만 일반적인 부작용 역시 매우 높은 빈도로 관찰된다. 알려진 부작용과 확률은 다음과 같다.

1. 사용자의 10% 이상에서 보고

두통, 불면증, 식욕감소, 구강건조, 오심

2. 사용자의 1~10%에서 보고

불안, 우울, 초조, 신경과민, 긴장, 공격성, 어지러움, 체중감소, 성욕감소, 시야흐림, 현기증, 빈맥, 두근거림, 상부호흡기 감염, 비인두염, 기침, 구토, 복통, 변비, 식욕부진, 이갈이, 다한증, 피부 발진, 떨림, 발열

3. 사용자의 1% 미만에서 보고

빈혈, 분노, 수면장애, 과다경계, 기분 변화, 전신운동과다, 진정, 기면, 피로, 성장 억제, 홍조, 눈 건조, 탈모, 흉통, 간부전, 발작

이정도면 부작용이 매우 심각한 편이다. 추가로 약물 의존성이 높아지고 심할 경우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해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신중하게 처방을 내리는 편이다. 정상인의 메틸페니데이트 복용 부작용 사례는 여전히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공부에 집중하고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메틸페니데이트를 복용하는 건 상당히 위험한 행위이다.



메틸페니데이트말고 다른 건 없을까?

메틸페니데이트처럼 위험한 의약품이 아닌 다른 대체재는 업을까? 설마 메스암페타민 계열 의약품을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이건 진짜 마약에 가깝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없다. 정신에 영향을 미칠정도의 각성 효과를 내면서 부작용없는 물질을 쉽게 찾기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학구열에 불타는 학생이나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단순히 집중력만 높인다고 학습이나 업무 증진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관련하여 정신과 진료에서 항상 하는 말은 학습 당사자의 내적 동기부여와 흥미유발 요소를 찾으라는 것이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메틸페니데이트에 의한 강제 각성 효과는 결국 상처만 남길 것이다. 더불어 집중력과 학습효과에 도움이 될만한 영양제 정도를 먹는 것을 추천한다.

1. 오메가-3: 두뇌 발달, 혈행 개선, 시력 개선, 집중력 향상

2. 테아닌: 심신 안정, 스트레스 해소, 피로 해소

3. 밀크씨슬: 간기능 향상, 피로회복, 소화기능 향상

4. 프로바이오틱스: 면역력 개선, 장 균형 회복

5. 비타민B: 에너지 생성, 피로 회복

추가로 균형잡힌 음식과 규칙적인 수면 패턴 형성은 컨디션 조절 및 학습 능력 향상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메틸페니데이트처럼 극단적인 방법에 의존하기 보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방법에 투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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