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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노인 Oct 30. 2019

먹는 히알루론산 부작용 조심해야 하는 이유

저분자라서 좋다고?

주름 없이 촉촉하고 탱탱한 피부는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원하는 바람이다. 젊고 탄력적인 외모를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래서인지 피부 노화와 관련된 마켓은 언제나 핫하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이너뷰티는 먹어서 피부를 속부터 개선한다는 개념인데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거세다.



히알루론산 고찰

부작용을 논하기 전에 히알루론산에 대해 잠시 이야기해보자. 히알루론산은 콜라겐, 엘라스틴과 함께 진피를 구성하며 주름을 방지하고 탱탱한 피부를 유지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갓난 아기일 때 풍부했던 히알루론산은 30대를 넘기며 점차 감소하여 50대 이후가 되면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진다. 우리가 30대가 되면 없던 주름도 생기고 피부도 처지기 시작하는 이유는 진피의 히알루론산 수치가 줄어드는 것도 한몫한다. 피부뿐만 아니라 연골과 눈에도 많이 존재하며 각 기관을 구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히알루론산은 매우 분자구조가 큰 고분자 물질이다. 아미노산을 포함한 다당류(가장 작은 당류는 포도당이고 다당류란 여러 개의 포도당이 결합한 형태를 말한다)에 해당하고 히알루론산과 같은 물질을 통칭하여 glycosaminoglycan(GAGs)라고 부른다. GAGs에 속하는 물질들은 일반적으로 바탕 물질의 구성 성분이 된다. 바탕 물질이란 세포를 둘러싸서 지지 작용을 하는 물질을 말한다. 젤(Gel)처럼 생겼고 hyaluronan, prteoglycans, glycoprotein으로 구성되어있다. 섬유질을 포함한 GAGs는 세포 외 기질의 구성 물질 중 일부인데, 세포 외 기질이란 세포와 세포 사이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물질을 말한다. 실제로 세포 외 기질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물질들, 세포에 공급되는 영양소들은 모두 세포 외 기질을 타고 이동하거나 대사 되기 때문이다.

좀 어려운가? 간단히 설명하자면 세포 외 기질을 구성하는 물질들 중 일부가 콜라겐, 엘라스틴, 히알루론산이다. 이중 히알루론산 및 기타 GAGs는 수분을 붙잡아 피부에 볼륨감을 선사하고 콜라겐, 엘라스틴과 결합하여 피부의 구조적 틀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구조적 틀이라는 말에서 짐작했겠지만 히알루론산이 분포하는 피부는 진피에 해당한다. 피부가 표피와 진피로 나뉜다는 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매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피부의 겉면을 표피라고 하고 표피층을 지나 피부의 근본을 구성하는 지지층을 진피라고 한다.


히알루론산, 정말 효과 있어?

현재 히알루론산을 둘러싼 논쟁 중 가장 쟁점이 되는 건 아래의 두 가지다.

1. 히알루론산은 고분자 물질이라 피부에 발라도 진피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2. 히알루론산은 먹으면 전부 소화돼서 아무런 효과가 없다

고분자 히알루론산(좌)과 저분자 히알루론산(우) 모식도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히알루론산은 고분자 물질이다. 얼마나 고분자 물질이냐면 아무리 얼굴에 덕지덕지 발라도 진피까지 흡수되지 않을 정도로 고분자이다. 최근엔 저분자 히알루론산이 나와서 혹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디까지나 고분자 히알루론산에 비해 크기가 작다는 거지 진피에 흡수될 만큼 작다는 게 아니다. 히알루론산이 함유된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고 촉촉함을 느꼈다면 분명히 말하지만 표피에만 작용하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생각해보라. 몇 번만 발라도 그렇게 효과가 좋다면 세상에 주름진 얼굴을 가진 사람은 없어야 한다. 당신이 히알루론산 함유 화장품을 발라도 직접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건 매우 당연한 현상이다.


HA(히알루론산) 분자량 대비 피부 흡수도 실험 결과

다음은 히알루론산이 위장에서 전부 분해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건 학계에서도 매우 의견이 분분하다. 두 가지 연구 결과가 있는데, 하나는 히알루론산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부착 후 경구로 복용한 다음 이동 경로를 추적했더니 몸 전체로 퍼져 흡수됐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같은 실험을 했을 때 완전히 반대되는 결과를 얻었다는 주장이다. 히알루론산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자의 연구 결과를 예시로 들고, 회의적인 사람들은 후자를 예시로 든다. 중요한 건 일반인 옹호론자, 회의론자의 입장이 아니다. 아직까지 히알루론산을 섭취했을 때 어떻게 인체에 흡수되고 작용하는지 명확히 규명된 게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 가지 최신 연구 동향을 덧붙이자면 고분자가 아닌 저분자 히알루론산의 경우 소화효소로 분해되지 않고 장내 미생물에 의해 올리고사카라이드 형태로 흡수된다는 게 밝혀졌다는 점이다.

문제는 위의 각종 실험들이 히알루론산의 경구 섭취 효과 자체를 입증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구로 섭취한 히알루론산이 피부에 도움이 되려면 앞서 언급한 세포 외 기질을 타고 돌아다니며 (특히)얼굴 및 몸 곳곳에 퍼져야 하는데 커다란 분자 구조의 특성상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굳이 효과가 있으려면 저분자 히알루론산이 고분자 히알루론산보다는 원하는 효과를 얻을 확률이 높다.


먹는 히알루론산 부작용

자, 그럼 먹는 히알루론산 중 저분자 제품을 찾아서 먹었다고 치자.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부작용은 없을까?


기존에 알려진 히알루론산의 특성에 따르면 큰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인체가 히알루론산 자체에 내성이 높기도 하지만 별다른 작용을 하지 못하고 배출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다만 학문적으로 연구된 부작용 외에 개인이 임상적으로 경험하는 부작용은 온라인상에서 볼 수 있다. 생리불순이나 여드름 폭발이 그것이다. 이는 명확히 히알루론산 때문이라고 규명된 건 아니므로 여기선 넘어가겠다. 그보다 더 큰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출처: Developmental Cell

지난 2019년 05월 20일에 미국 과학 저널인 Developmental Cell에 한 편의 논문이 게재됐다. 일본 도쿄대 연구팀에서 발표한 논문인데, 고분자 히알루론산이 Hippo 신호 경로를 활성화하고 반대로 저분자 히알루론산은 Hippo 신호 경로를 불활성화한다는 내용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 매우 직관적으로 이야기하면 고분자 히알루론산이 항암 효과가 있는 반면 저분자 히알루론산은 발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Hippo 신호 전달 기전은 줄기세포 기능 조절과 함께 암 발생 억제를 위한 매우 중요한 신호전달 체계이다. Hippo 신호가 억제되면 암 발생 확률이 올라가고 암의 진행이 촉진된다.

요즘 히알루론산 트렌드를 보자. 주사, 화장품, 영양제 전부 어떤 걸 강조하는가. 바로 저분자다. 히알루론산이 워낙 커서 먹고 바르고 해도 크게 효과가 없는 게 들통나는 것 같으니 저분자를 밀기 시작했다. 저분자라 흡수가 잘 된다면서 말이다. 근데 논문에서 저분자 히알루론산이 암을 유발한다네? 고분자 히알루론산은 흡수가 안되네? 먹는 히알루론산의 부작용은 딱 두 가지다. 효과가 없거나 암 발생 위험이 올라가거나. 이래도 굳이 히알루론산을 먹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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