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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킴노인 Jul 31. 2017

#7 당신이 고양이를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

예비 집사들에게 필요한 10가지

1. 화장실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알아서 대소변을 가리는 깔끔한 종족이다. 두세 달 밖에 안된 아깽이라도 본능적으로

화장실을 찾는다. 고양이가 당신의 집에 가족으로 처음 왔더라도 위치만 알려준다면 별문제 없다.

화장실은 적어도 키우는 고양이 마리수와 같거나 하나 정도 더 많은 개수가 이상적이다.


2. 모래

고양이 화장실엔 모래를 부어줘야 하는데, 깨끗하고 풍족한 모래일수록 더 잘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도 더러운 화장실에 들어가면 찝찝한 것처럼  고양이들 역시 더러운 화장실을 이용하기 싫어한다.

또한 고양이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모래가 딸려 나와 바닥에 굴러다니거나 좋지 않은 화장실 모래에서

나온 먼지들이 집안에 쌓이는 ‘사막화’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청소를 자주 하거나 질 좋은

모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나는 두부 모래를 사용하는데, 냄새를 잘 잡지는 못해도 변기에 바로 버려도 되며 알이 굵어 청소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3. 사료

사료 선택은 아주 중요한데, 고양이마다 잘 맞는 사료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입맛이 제각각이듯 고양이들도

선호하는 사료, 먹으면 설사하는 사료, 알레르기가 있는 사료 등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내가 키우는 두 녀석 중 라리는 특히 소화기관이 약해서 사료가 조금만 안 맞아도 무른 변을 보고 집안에 이른바 똥스키(변이 엉덩이, 발등에 묻은채로 집안을 돌아다니며 자국을 남기는 더러운 행동, 의도 하는 건 아니라 혼을 내기도 참 애매하다)를 타고 다닌다. 이 때문에 녀석에게 맞는 사료를 찾느라 꽤나 애를 먹었다.


4. 접종 및 사상충 약

아깽이때 3차 접종까지 끝내고 나면 그때부턴 매달 심장 사상충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이 병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에 빼먹지 않고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사료나 모래와 같은 소모품 이외에 매달 들어가는 고정비용에 사상충 약 처방 비용이 추가된다. 병원마다 다르지만 대략 2 만원 안팎 정도다.

 

5. 빗

빗질은 고양이와 주인 간의 유대를 높이고 죽은 털을 제거하는 데에 좋은 수단이다. 하루에 10분 이상 수시로 빗어주라는데 사실 직장을 다니다 보면 지키기 쉽지 않다. 그래도 빗질을 해주면 털이 엉키거나 헤어볼(고양이가 자신의 털을 먹고 토하는 행위)을 토하는 걸 줄여준다.


6. 정수기

당신의 고양이가 물을 많이 마신다면 사실 정수기는 필요 없다. 하지만 고양이는 사막에서 발생한 종이라 태생적으로 물을 싫어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 문제는 물을 많이 마시는 고양이가 더 건강하고 잔병치레 없이 오래 산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 정수기를 통해 흐르는 물은 고인 물보다 고양이가 더 흥미를 느끼고 잘 마신다. 매일 물을 갈아줄 필요 없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청소해주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간다는 장점도 있다.


7. 치약

사람이나 고양이나 똑같다. 치석도 끼고 썩기도 하고… 치약을 산다는 건 양치도 시켜줘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매우 싫어한다. 욕도 하고 난리도 피우지만 어쩔 수 없다. 당신의 고양이도 참을성을 배울 필요가 있는 거지 뭐.


8. 발톱 깎기

양치만큼 싫어하는 게 발톱 깎기다. “우리 애는 착해서 발톱을 안 꺼내요”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발톱은 고양이 성격이 더러워서 깎아주는 게 아니다. 사람으로 치면 성 발톱처럼 고양이도 발톱이 길게 자라면 굽어져 자기 살을 파고들 수도 있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깎아주는 것이다. 고양이나 강아지나 당신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면 사람 입장이 아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9. 장난감

집고양이들은 야생 고양이에 비해 반의반의 반도 움직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나마 두 마리 이상을 키운다면 서로 뛰어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면서 활동량이 늘어나지만 한 마리일 경우엔 더 신경 써줘야 한다. 사람도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하면 심심하고 몸도 축축 처지는 것처럼 고양이도 똑같다.


10. 캣타워 혹은 스크래쳐

고양이, 사람 모두를 위한 필수품이다. 고양이는 높은 곳을 좋아하고 습관처럼 발톱을 여기저기 긁어 죽은 껍질을 떼어내고 날카롭게 만든다. 당신이 아끼는 비싼 가죽 소파, 옷, 천 등을 보호하고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캣타워나 스크레쳐를 꼭 준비하자.


고양이는 생각보다 까다롭고 돈도 많이 드는 존재들이다. 단순히 예쁘고 귀엽다고 입양했다가 부담스러워서 유기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고양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우리의 취향에 따라 그들을 가족으로 삼았다면 적어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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