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우리는 어떤 생각이나 행동에 매몰될 때가 있다. 다른 건 신경 쓰지 않고 정확히 그것 하나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다. 이렇게 좁아진 시야는 중독을 야기한다. 담배, 술, 도박뿐만이 아니다. 건강을 챙기는 것도 일종의 중독이다. 음식이나 약, 영양제가 몸에 좋다는 말을 들으면 자신의 영양 상태나 라이프스타일과 상관없이 일단 먹고 본다. 정말 당신이 건강하고 싶다면 이런 맹목적인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 몸에선 필요에 따라 다양한 지방산이 합성된다. 하지만 만들지 못하는 두 가지 지방산이 있는데, 오메가3와 오메가6이다. 따라서 이들은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필수 지방산). 오메가3와 오메가6는 몸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변환되며 각종 생리작용에 관여한다. 호르몬 합성, 면역 반응, 두뇌 활성화, 눈 건강, 혈액 응고, 혈압 조절 등 하나같이 중요한 작용들이므로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섭취를 소홀히 해선 안된다. 오메가6를 먹으면 뭐가 좋을까?
[오메가6 효능]
1. 신경 통증 완화
오메가6 지방산의 한 유형인 감마리놀렌산은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통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2. 관절염에 효과
관절염 중에서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 보고가 있다. 다만 질병의 진행을 멈추는 것은 아니고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나 부종 등을 다소 완화하는 정도다.
3. 혈압 감소
감마리놀렌산을 오메가3와 함께 먹으면 고혈압 증상이 다소 개선된다. 마찬가지로 혈압약이 아니므로 엄청난 효과가 있는 건 아니고 위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화되는 것뿐이다.
4. 심장 질환 예방
심장질환, 특히 관상동맥 심장질환은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지방을 오메가6와 같은 불포화 지방으로 대체하는 게 도움이 된다.
5. 뼈 건강 증진
나이가 들면 칼슘 흡수율이 떨어지고 체내에 부족한 칼슘을 뼈에서 뽑아내 사용하므로 뼈가 점점 약해진다. 호르몬 변화까지 겪는 갱년기 여성은 이런 현상이 더 심한다. 고농도의 불포화지방산은 나이로 인한 골격 구조 붕괴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오메가6는 불포화지방산으로 뇌 건강, 혈액순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더불어 피부 조직과 머리카락의 성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뿐인가. 대사조절에 관여하고 ADHA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어쨌든 오메가6는 오메가3와 더불어 신체 곳곳에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중요한 영양소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중요한 오메가6, 따로 챙겨 먹어야 할까?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은 더욱 오메가6를 따로 챙겨 먹을 필요가 없다. 왜 그럴까? 이유는 식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오메가6가 풍부한 음식을 보자.
[오메가6가 풍부한 음식들]
1. 참기름
2. 포도씨유
3. 해바라기씨유
4. 옥수수유
5. 콩기름
느낌이 딱 오지? 오늘 먹은 음식 중에 기름 안 들어간 음식이 있는지 떠올려보라. 아마 없을 것이다. 한식엔 참기름을 비롯한 각종 기름이 많이 들어간다. 지지고 볶고 굽고 튀기는 모든 요리들 전부 기름이 베이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한국인은 이미 충분한 양의 오메가6를 섭취하고 있다. 문제는 오메가3와의 균형.
오메가6는 오메가3의 작용을 억제하는 성질이 있다. 오메가6가 체내에 너무 많아 균형이 깨지면 오메가3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노화를 비롯한 각종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는 오메가3와 오메가6가 인체에서 이용 가능한 다양한 지방산 형태로 전환될 때 같은 효소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즉 효소는 한정되어 있는데 오메가3든 오메가6든 한 쪽이 너무 많으면 부족한 한 쪽은 상대적으로 활성이 억제된다. 현대인의 식단이 문제가 되는 건 오메가3 섭취량에 비해 오메가6의 섭취가 지나치게 높아서다.
이상적인 비율의 오메가3와 오메가6는 약 1:4 정도. 하지만 몇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우리는 오메가6를 오메가3보다 훨씬 많이 섭취하고 있다. 첫째, 한식 자체가 기름을 많이 쓴다. 둘째, 서양식도 만만치 않게 기름이 많이 들어간다. 셋째, 멋진 이웃 일본 덕에 방사능 위험으로 생선 등 급원 식품 소비가 큰 폭으로 줄었다. 어디 하나 거를 타선이 없다. 한식에 오메가6가 많다고 해서 양식을 먹어봐도 마찬가지로 오메가6가 많을 뿐만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오메가3 섭취량마저 줄었다. 오메가3와 오메가6 밸런스가 당연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현대인의 오메가3와 오메가6 섭취 비율은 1:15 정도다.
이렇게 무너진 균형을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오메가3를 더 먹거나 오메가6를 줄이는 거다. 이를 위해 오메가3가 많은 음식인 등 푸른 생선을 먹으면서 기름진 식단을 개선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문제는 생선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리스크(방사능)를 피하기 어렵고 매끼 직접 해먹지 않는 이상 기름진 식단 역시 수정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럼 방법은 하나다. 오메가3 영양제를 먹는 것. 어떤 오메가3를 먹어야 하는지는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길 바란다.
오늘 이야기의 결론은 오메가6의 효능을 떠나 이미 많이 먹고 있으니 더 먹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짐작했겠지만 그렇게 오메가6를 많이 먹어도 당신에게 특별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영양소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베이스 이상의 작용을 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더 건강해지고 싶다면 음식을 신경 쓰고 운동하자. 혹시 건강에 이상이 있는가? 그럼 영양제로 치료할 생각하지 말고 병원을 가자. 그게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