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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온 Aug 16. 2022

잠에 대한 단상


나에게 잠은 은행의 잔고와도 같다.


나는 이래저래 하루를 참 바쁘게 보낸다 직장일을 제외하고도 블로그 관리, 독서, 자기 계발, 주인님(고양이) 케어, 살림살이,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보기, 걷기 등등 시간을 쪼개고 쪼개 24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그 와중에 하루의 일과를 촘촘히 완성하려면 부족한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잠 밖에 없다.


잠을 줄이게 된 큰 이유는 갱년기도 한몫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래저래 호르몬의 변화가 와서 감정 또한 롤러코스터를 탄다는데 다행히도 나는 책에서 위안을 얻어서인지 감정관리의 멘털은 상당히 높음을 자신한다. 단 숙면을 하지 못하는 것,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갱년기 증상은 정말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살짝 잠든 것 같으면 눈이 뜨이고를 반복하는데 그 주기가 10~20분 간격이다. 병원에서 상담을 받으니 약을 처방해주는데 의존도가 높아질 듯 해 몇 번 먹다가 먹지 않았다. 운동을 해도 그 주기는 시간의 간격이 분 단위에서 시간으로 바뀔 뿐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잠들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기도 했고 따뜻한 우유를 마시기도 했으며 와인을 몇 잔 먹고 잠들기도 했으나 크게 변화는 없었다. 좋다는 숙면 배게는 구입하지 않은 것이 없고 잠을 잘 자는 방법에 대해서는 학위논문까지 찾아보기도 했다.



그 증상이 눈을 뜨게 되면 더 이상 잠들지 못하는 게 문제이다. 눈뜨면 다시 잠들 때까지 핸드폰을 들고 뒹굴거리는 것을 반복했었는데 그러다 보면 꼴딱 날밤을 새고 다음날 멍한 상태에서 업무를 하게 되어 실수도 잦게 되고 회사일에 지장도 많았다.


안 되겠다 싶어 방법을 바꾸어 보았다 잠이 깨면 그 즉시 불을 켜고 일어나 앉아 책을 펴거나 전날 덜한 과제를 하거나 해결 못한 집안일을 한다. 그러다가 다시 잠이 오면 불을 끄고 쪽잠을 잔다. 결론은 만족이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시간이 부족할 때 은행의 잔고에서 곶감 빼먹듯 찾아 쓰는 여유자금처럼 내가 목표하고 책임져야 할 일들을 잠이라는 소중한 일상에서 빌려오는 것이다. 가끔 정말 피곤할 때는 주말을 이용해 낮잠을 아주 푹 자기도 한다. 이 부분은 빌려온 잠을 저축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열심히 사느냐고 묻기도 한다. 나는 내 삶의 방식이 자녀들에게 비치는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부지런한 엄마의 삶이 아이들에게 흉이 될 수는 없다. 엄마도 하는데 내가 못할까?라는 아이들의 긍정적인 생각에 나는 늘 마음이 뿌듯하다.


일정한 패턴으로 잠들지 못하는 내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은 하고 있으나  쪽잠이 내 삶에 주는 여유를 선호한다. 덕분에 이렇게 글쓰도 할 수 있게 된 것 아닐까^^


내 삶의  든든한 백인 ''이 있어 인생의 잔고를 넣었다 뺐다 반복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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