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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이 필요하지 않은 관계

05. 편견에서 벗어나는 시선

by FA작가

단짝 친구와 함께 떠나는 여행.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해진다.
대학 시절 2명의 친구와 함께 몰려다닌 적 있었다.

놀기를 좋아하는 우리를 보고 다른 친구들은 '놀이터'라고 불렀다. 우리는 각각 그네와 시소 그리고 철봉으로 포지션이 정해졌고 늘 술자리를 함께 했다.

각자 다른 성격으로 좌충우돌 많은 추억을 쌓아갔지만 서로에게 변명해서 오해를 푸는 일은 거의 없었다.

어리고 순수하고 철이 없었지만 서로의 미래를 함께 걱정해 주었고 앞으로의 나아가는 길을 응원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피아노를 잘 치던 친구는 졸업 후에 다시 음악을 전공하게 되었고 나는 유아교육을 다시 전공하게 되었다. 상모를 잘 돌렸던 나머지 친구는 졸업 후에 소식을 몰라 지금도 궁금하기만 하다.

"보고 싶구나. 친구야~"

각자 우리는 바쁘게 살고 있지만 그때 함께 했던 캠퍼스가 즐거운 여행지로 내 마음 깊숙하게 남아있다.

비록 현재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을지라도!

이룬 것이 단 하나도 없을지라도!

그래도 꿋꿋하게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서른 들에게 이 드라마를 바친다.

-멜로가 체질 프로그램 정보 중에서


각자 서로 다른 문제로 살아가는 세명의 단짝 친구들이 모여 서로를 이해해 주고 응원해 주는 드라마이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흐름이 매우 일상적이고 재치가 있어 지금도 자주 보고 있다.


여기에서 개인적으로 임진주(천우희)와 손범수(안재홍)의 대사처리가 인상적이다.

바쁜 일로 두 사람은 데이트도 안부 전화도 자주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서 잠깐 시간을 내서 만나게 되는데..

"어제부터 살짝 삐져 있었던 거죠?"

"아니요. 쓰~읍 삐졌단 단어는 내가 좀 작아 보여"

"쓰~읍 그럼 어떤 표현이 좋을까?"

"당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도"

....

"바쁜 와중에 이렇게 틈내서 만나는데 이렇게.."

"틈내서"

.....

"나 만나는 사람한테 틈내서 만나는 사람이고 싶지 않아요"

.....

"아이 바쁜 거 뻔히 알면서 왜 항상 이런 식으로 기분 상해해요?"

"항상이라뇨? 나 처음인데.."

진주가 실망하고 먼저 떠나는 모습을 보고 범수는 미안하다며 자책하면서 뒤따라 간다.


'아, 인간이 실수를 반복하는 동물이 아니라면 연애는 연애를 많이 해 본 사람과 하면 되겠지..

에이~ 변수에 지지 말자 네놈은 나쁜 것보다 좋은 게 더 많은 놈이다'

"부지런히 안 따라와~"

"이렇게 멀어지다가 오늘은 헤어지고 밤새 후회하고 내일 또 사과하고 뭐, 그런 흐름 아니었어요?"

여기서 남자 주인공이 말하는 뻔한 흐름, 거기서 나는 얼마나 벗어났 던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많은 변수를 겪을 때 뻔한 흐름에서 벗어나 상대를 편견 없이 보는 마음을 갖는 것은 아닐까?


F. A 작가의 궁금증 : 후반부로 갈수록 진주와 범수는 이 드라마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시청자의 상상에 제약할 수 있는 시점을 왜 선택하게 된 것일까?


F. A 작가의 의 한 줄평 : 1%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기존의 편견에 크고 작은 틈새를 주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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