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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우울에 특효약은 자신이 알고 있다.

-아픔과 성장을 주는 바이러스

by FA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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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다 보니

얼마 전 파주 ‘지혜의 숲’에 다녀온 일이 떠올랐다.

천짱까지 쌓아 올린 책장에 빼곡하기 끼워진 다양한 장르의 기증책들과 오래된 책들~

그중에 나의 눈에 의학의 발전에 대한 책이 눈에 들어왔다.

중간중간 의학어원에 대한 글들도 있었는데 ‘바이러스’ 지금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쓰이고 있었다.

바이러스는 라틴어로 ‘식물에서 채취한 유해한 진액’이라는 뜻을 담고 있었는데

근대에 와서는 세균보다도 더 작은 감염 원인을 발견했을 때 ‘바이러스’를 빌려와서 새로운 개념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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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는 2022년 기준 1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나도 아이가 3살쯤 산후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었다.

그때당시 정신과에 혼자 진료를 받으러 간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해서 먼저 미술심리 강좌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덕분에 어릴 적부터 쌓여있던 결핍을 알게 되었다. 수업이 진행될수록 나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니 차츰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알아가게 되었다.

생각해 보니 우울증은 나라는 존재를 다방면으로 인식해야 처방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이 영화에서 택선은 자신이 원하지도 않은 학과를 나와 영어 번역일을 하고 지냈다.

사람 만나는 것도 꺼리고 매일 술과 수면제로 하루하루를 지내다가 여동생의 소개로 분자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수필이라는 남자와 만나게 되면서 인생에 변화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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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에 의해 톡소바이러스(톡소플라스마 곤데라는 기생충에 의해 발생됨)에 감염이 된다.

바이러스는 균과는 다르게 용기가 넘치고 긍정적으로 변하고 사람인 경우 사랑의 감정이 생길 수도....


이 약의 연구는 이균 박사의 동생이 우울증 약을 복용하다 괴로움으로 자살을 하게 되면서 시작되었다.

효과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나타나는데 감염된 택선의 과감한 원피스 색을 보아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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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입지 않을 것 같은 화려한 색상을 예쁜 원피스를 입고 차를 팔고 있는 동창 친구에게 다가가 세상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굴러가고 있다고 즐거워하는 모습.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호감을 넘어 사람에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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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항체가 생긴 택선이의 몸을 이용해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실험을 하던 중 이균박사와 성교수는 의견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택선이를 다른 곳에서 이동시키려 하다가 재단을 나서는 자리에서 두 팀이 만나 대화를 하는 중간 택선이 힘겨움을 느끼며 말을 한다.


”내가 마우스로 보이나 누구 마음대로 선택은 내가 해! 나는 내가 원하는 의사한테 치료받을 권리가 있어 나는 이균 박사한테 나를 맡겼어 “

”이균 박사는 이 프로젝트에서 빠졌고 지금부터 내가 지휘합니다. 자 옮기세요 “

기다려. 택선 씨 나 믿어요? “

그럼 내게 바이러스를 주세요 “

우리는 모두 자신이 원하는 의사에게 진료,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실상은 녹녹지 않다.

운이 좋아 집 근처에 유능한 의사가 있다면 좋을 텐데 서울 변두리에 개업을 한 의사 중에 유능한 의사가 얼마나 있을까?

그래서 설명이라고 잘해주는 의사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 현실이다.

아프지 않은 것이 최우선이지만 나이 먹은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다..

그럴 때는 아픔의 강도에 따라 의료시절이 갖춰진 병원으로 가서 진료를 받고 있다. 그도 나의 선택일 테니...

큰 병을 앓고 나면 사람에게도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병에서 회복된 택선이도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지금까지 미뤄왔던 자신이 원하는 일을 시작하면서 영화를 끝이 난다.

아마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로 한 택선이는 행복할 것이다..

내가 무엇을 진정하고 싶어 하는지 알아차리는 것으로 택선이는 우울증에서 탈출한 것 같다.

우리는 사춘기 때부터 내가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 존재인지 무수하게 많은 질문을 나에게 하게 된다.

나를 깊게 돌아보려 해도 주변의 잔소리와 잡음으로 내면의 나와 만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정말 필요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어쩜 자신의 내면에서 원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기다림 일지도 모르겠다.


F.A작가의 궁금증: 항체를 가진 사람에게 증강제를 잘 못 사용해서 건강을 더 나쁘게 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그럴 때 항체보균자에게 의사는 얼마나 자세히 설명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나?


F.A작가의 한줄평: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지금 당장 멈추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만드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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