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나무작가님의 여자, 엄마 그리고 나
추천 글이라는 걸 난생처음 쓸 때는, 정말 이 작가님이 잘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글을 도대체 내가 무슨 자격으로 쓰고 있고 또 올리지? 이런 추천 글 없어도 어련히 알아서 대성하실 분이신데? 역효과가 일어나면 어쩌지? 이런 부분이 참 어려웠고 걱정이 되어 써두고도 올리지 못하고 그랬는데요.
울컥한 마음으로 두 번째 추천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한 지금은 전혀 거침이 없습니다.
전 브런치 인기작가님들의 초반 글을 읽는 걸 좋아합니다. 겨울산을 혼자 오르는 느낌도 있고, 이 작가님의 시작을 엿보고 저는 작가님에게 이렇게 다가가고 있어요. 그러니까 저랑 친구 해주세요. 하는 마음도 크답니다.
은나무작가님의 여자, 엄마 그리고 나
이 작품은 작가님의 초창기 작품 박복한 모녀의 인생이야기의 확장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이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 엄마를 매일 기다리는 작은 아이가 떠올라 너무 마음이 아팠고 차리리 하나의 소설로 생각하자며 스스로를 위안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외면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항상 의문이 있었습니다.
이 작은 아이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을까?
굉장히 나쁘게 크려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었을 환경인데 어떻게 이겨낸 걸까.
아니,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남아 힘차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 풀리지 않는 의문을 여자, 엄마 그리고 나를 통해서 찾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엄마와 나입니다.
엄마는 기구하고 박복한 사연과 함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엄마 그 이상으로 그려집니다.
하루 종일 엄마만 기다린 아이에게 아주 작은,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매질을 하면서도 성장기에서 찾아오는 일탈에 관한 큰 문제에 직면해서는 그 어떤 엄마보다 너그럽고 넓은 이해심과 자애를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현명하고 성숙한 어른을 만나지 못하면 그 숨은 우연과 운명에 희생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때 엄마가 보여준 사랑은 굉장히 현명하고 성숙한 어른의 사랑 그 자체입니다. 순도 100프로의 사랑입니다.
여기에 나라는 이 작은 아이는 무서운 감수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감수성을 정의하자면 어떤 환경의 변화, 외부의 자극에도 자신의 주체를 잃지 않는 상태에서 스스로를 적응시키고 변화시켜 그 외부와 환경에 대응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매일 엄마를 기다리는 이 작은 아이가 가진 정서적 회복력은 훌륭한 어른의 것 그 이상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 작은 아이에게 이 힘이 없었다면 그 울컥한 엄마의 편지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화해하는 과정 그리고 맺게 된 결실, 인생 베프가 가능했을까.
매질을 당하고 험한 소리를 들어도 어떻게든 엄마를 기다리며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이 작은 아이의 힘은 이야기 속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이고, 제가 보내드릴 수 있는 그 어떤 뜨거운 박수와 찬사도 이 아이의 힘에는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이 작은 아이는 천재적인 감수성 하나로 죽을 만큼 힘든 혼란의 시기를 이겨 냅니다.
그 힘은 실로 무시무시할 정도로 큰 힘이고 아름답고도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결국 독자를 감화시키고 감동시킵니다.
제가 이 글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작가님의 내년 작품활동이 참 기대됩니다.
따로 일을 하시면서, 아이도 키우면서 시간도 안 나고 피로로 힘드실 텐데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신 작가님이 경이롭고 감탄스럽습니다.
언젠가는, 곧 찾아올 은나무작가님이 어떤 자리에서 상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그리며 이만 부족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