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숏츠

아이가 아파 울 때

까꿍

by 임경주


아이가 아파 울 때면 너 왜 울어? 묻지도 못하고 이제 그만 뚝.

울지 말라는 말도 못 하겠다. 안아주는 걸 거부하니 그냥 옆에서 가만히 있어주면 아이는 울음을 그치곤 하는데 내 몸짓 하나 표정 하나에도 다시 서러워 울음을 터트려버리니까 망부석처럼 계속 가만히 있어주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곤히 잠든 사람을 어쩔 수 없이 깨워야 할 때 그 피곤함에 번쩍이는 빨간 눈동자를 감당하기가 두렵다. 그래서 잠든 사람을 깨우지 못한다. 조용히 옆에서 숨소리를 듣고 있으면 내가 지금 이 사람을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살다 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작은 아이들이 아파 울 때면 이미 어른이 되어버려 상실해 버린 아이의 언어를 되돌아보게 되는데 거기에는 사랑으로 가득한 내 엄마가 자리 잡고 있다. 엄마는 너무 착했다.

바보처럼 무시나 당하고.


아이가 아파 울면 항상 그 자리에 있던 엄마가 지금 옆에 없어 두려운 마음을 내가 어떻게 알아줄 수가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너 지금 왜 아파 우는지 그 원인이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다. 나쁘고 못되고 어리석은 어른들은 그저 네 탓이라니 더 슬프기 짝이 없는 거다.

나쁜 아빠가 엄마를 때리고 소리치고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 잔혹하고도 무서운 세상에 네가 태어나 버린 것뿐인데 그 이유는 오직 신만이 안다지만 정작 그 신은 너에게 그 이유와 답을 알려주지 않아 더 속상하다.


아이가 아파 울 때면 난 어떤 노력을 하고 싶다. 아이가 힘들고 괴로워 토하고 울 때 무슨 노력을 해야겠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떤 행동이든 해야 한다.


오직 의미 있는 건 행동뿐이다.


아이의 울음은 달래주어야 맞다. 아이가 우는 건 굉장히 슬픈 일이다. 달래주는 게 서툴면 그것도 곤란하다. 안 하니만 못하다. 아이를 위한 일이니 아이의 마음부터 알아주어야 하는 게 최우선이다.


어떤 방식의 노력이든 아이를 위한 노력이 하나의 교량처럼 세대의 세대를 이어나가게 된다고 생각하면 이건 굉장히 소중한 일이다. 값진 의미를 갖게 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나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너무 아파 상처뿐인 아이의 세상이 기적적으로 환경변화가 이루어져 자고 일어나니 뒤바뀌어 있는 세상. 더 이상 아프지 않는 세상.

이 세상에서 아이는 그만 아파 울지 말고 차분하게 앉아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

세상을 위한 노래도 아니고 그냥 자신만을 위한 노래.

그 노래를 난 옆에서 조용히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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