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임신 중일 때 시어머니는 나를 볼 때마다 제왕절개가 되는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어머니가 아기(남편)를 제왕절개가 안 되는 병원에서 낳았던 것이다.
어머니는 친정(영도)에 제사 지내러 왔다가 진통이 와서 근처 병원에 갔는데 어머니 몸은 작고 아기 머리는 커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아버님은 그때 마침 민방위훈련 가셨고 어머니는 힘들게 진통해서 아기를 낳았는데 태어난 아기가 안 울어서 어머니하고 작은 어머니가 대신 우셨다고 한다. 아기는 흔들어서 억지로 울렸는데 남편(82년 개띠)은 어른이 된 지금도 잘 안 운다.
어머니(58년 개띠)는 도련님을 낳을 때는 두말할 것 없이 제왕절개를 했는데 그때 당시 제왕절개 하는데 백만 원 돈이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아기 낳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마침 시골에 있는 소를 팔았는데, “저 집에 제왕절개해서 소를 팔았다”는 소문이 병원에 돌았다고 한다.
나도 초음파 검사를 하러 병원에 갈 때마다 담당 의사는 아기 머리가 1주씩 크다고 했다. 팔다리 길이는 정상인데 머리만 1주가 크다고. 의사가 아기한테 “크려면 같이 커야지” 하고 농담을 했다.
출산예정일을 2주 남겨놓고 밤에 진통이 왔다. 처음엔 진통이 별로 아프지 않았다. 맘카페에 진통 어플을 캡처해서 글을 올렸더니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지만 병원에 연락을 해보라는 댓글이 달렸다. 아침에 병원에 전화해 봤더니 내 목소리를 들으니 아직 안 아픈 것 같다고 병원에 오고 싶으면 오라는 식으로 말했다. 나는 목소리가 원래 차분한데..
12시쯤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나는 진통주기를 체크하지 않아도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의사가 오후 2시쯤이면 아기를 낳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줬지만 아기 머리가 골반에 끼여서 내려올 생각을 안 했다. 하늘을 보고 있는 아기라서 나오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 아기는 2.7킬로그램으로 태어났다. 머리는 작고 잘 울지 않는 아기였다.(18년 개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