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책이 한강의 <소년이 온다>였다. 평소 책을 안 읽던 여동생이 한강이 노벨문학상 받았을 때부터 갑자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동생은 한강이 어떤 소설을 썼는지 궁금했다고 한다. 나한테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 순으로 읽으라고 책도 빌려주었다.
나는 채식주의자를 읽긴 읽었다. 채식주의자가 단편소설인 줄 알고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중에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내가 잘못 읽었다는 걸 알았다.
어쨌든 그래서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내가 처음 완독한 한강 소설책이다. 518 이야기니까 마음이 무겁기도 했고, 여차하면 독서모임을 한 번 빠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생각보다 페이지가 잘 넘어갔다. 처음에는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다. 화자가 계속 바뀌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그랬다.
별로 울지 않고 5장까지 읽었는데 6장에서 소년의 엄마가 화자일 때 정말이지 한강이 내 뒤통수를 치는 것 같았다. 이래도 안 울 거야? 너는 양심이 있냐. 한강은 문장을 잘 쓰는 작가가 아니구나 생각했다. 소설을 잘 쓰는 작가구나.
독서모임에서 광주 시민들을 제압했던 일부 군인들에게 약을 먹여서 그렇게 잔인하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책에 나오는 사진집을 그 당시 대학 다녔던 사람들은 직접 봤다고 말했다.
나중에 동생한테 한강의 어떤 책이 가장 좋았냐고 물어보니 소년이 온다가 제일 좋았다고 대답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도 좋았고, 채식주의자는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는 다른 책을 아직 안 읽었지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