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9년 만에 다시 일을 하러 다닌다. 내가 마지막으로 다녔던 곳은 복지관이었다. 복지관은 친절하고 사회성 좋은 사람들을 많이 모아놓은 직장이었지만, 그곳에는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람 마음을 너무 잘 아는 감정적인 사람들이라서 어떻게 사람을 교묘하게 괴롭힐 수 있는지도 잘 아는 것 같았다.
나는 그곳에서 임신 6개월까지 일하고 그만두었다. 계약을 연장하고 육아휴직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출산할 때까지 그런 회사에 다녀야 한다는 게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나는 친구와 같이 일을 한다. 따돌림당하는 사람이 있는 여초회사에 다녔던 후유증인지도 모르겠다. 두 시간 좀 넘는 일을 하려고 버스 타고 1시간 걸리는 길을 간다. 그곳에 친구가 있으니까.
나는 가정주부였으니까 시간이 많았다. 영화나 드라마 보고, 도서관 가고, 독서모임에 참석했다. 평생교육원에 논어수업을 들으러 간 적도 있었다. 원래 사주를 배우고 싶었는데 한자가 나오는 게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가봤는데 재미없어서 그만두었다.
평일에 만날 사람은 많지 않았다. 새로 알게 된 언니도 갑자기 부동산에 취직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돈이 많으면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지만, 그게 아니면 사실 돌아다니면서 돈만 쓴다. 지금은 돈 버는 게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