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다지 일을 잘하는 편은 아니다. 몇 군데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계속 그랬던 것 같다. 초반에는 에너지를 많이 써서 적응하고, 그다음부터는 딱 안 잘릴 만큼 일했던 것 같다.
지금은 4명이 한 팀으로 일을 한다. 그중 한 명은 작년부터 일한 내 친구고, 한 명은 10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 경력자, 또 다른 한 명은 새로 들어온 사람인데 일머리가 장난 아니다. 애가 셋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일을 못하는 나.
처음에는 이 일을 첫 달을 못 채울까 봐 걱정했다. 친구가 많이 도와줬는데도 4명 중 내가 가장 일을 못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힘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년에 재계약이 안 될까 봐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남들한테 엄청 좋은 직장도 아닌데 아들이 지금 2학년, 내년에 3학년이 될 때까지는 여기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그래서 요즘 나는 많이 피로하다. 에쿠니 가오리의 <도쿄 타워>의 마지막 장면을 좋아한다. 바람둥이 남자가 있는데, 주인공의 친구역할이다. 그 남자가 어떤 여자를 보면서 생각하는 장면이다. 이 피로가 풀리면 저 여자를 꼬셔야지 하고. 나한테 넘어오는지, 안 넘어오는지.
내가 느끼는 피로도 그것과 비슷하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은데, 이 피로가 풀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