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아들과 아침 조깅한 지 100일, 그 후

우리는 여전히 함께 달린다.

by 노정희

드디어 아이와 아침에 조깅한 지 100일이 지났다. 처음 달릴 때는 달리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을 만큼 더운 여름이었는데, 그사이 계절이 2번 바뀌었다. 이따금씩 기지제 나무 데크가 얼어있을 때가 있어 우리는 조심조심 걷는 날도 있다. 그렇게 아이와 다투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고 응원하기도 한 지 어느새 100일이 지났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아이에게 1주일에 하루는 쉬어도 된다고 제안했었다. 하지만 아이는 그동안 총 107일 동안 100일을 달렸다. 2주에 한번 정도 쉰 셈이다. 그리고 아이는 마침내 본인이 그렇게 원하던 자전거를 손에 넣게 되었다. ㅎㅎㅎ 처음에 사려던 전기자전거가 아닌 픽시자전거*(픽스드 기어 바이크(fixed-gear bike)'의 약자로, 뒷바퀴 기어와 페달이 고정되어 함께 움직이는 자전거)를 샀다. 그리고 그 이상하고도 어른들은 이해하기 힘든 픽도(픽시 폭도의 약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픽시 도라이의 약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가 되었다.


그렇다면 아이는 과연 자전거 외에도 원래 목표였던 다이어트는 성공했을까? 100일 동안 거의 몸무게를 잰 적이 없었는데, 어제 아이는 몸무게를 재보고는 깜짝 놀라했다. 약 100일 전에는 84~5Kg 정도였는데, 지금은 76.2Kg이었다. 무려 8Kg 가까이 감량한 것이다. 그 사이 키도 커서 그전에는 아빠(아빠키는 176~7 Cm 정도이다.) 보다 작았는데, 이제는 아빠보다 크다. 나는 아이가 한창 성장할 나이라서 먹는 것을 줄이지 않았다. 대신 함께 밥을 먹는 아침과 저녁에는 늘 식탁에 과일과 채소를 곁들이고 백미 대신 현미와 잡곡을, 밀가루 음식은 너무 먹고 싶을 때 한 번씩, 그리고 생선을 일주일 2번 이상은 먹였다. 아침공복조깅과 식단,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의 강한 의지로 달성한 실로 놀라운 결과였다. 더불어 아이의 자신감은 높아졌다.


처음에 아이는 달릴 때 온몸이 아프다고 했다. 처음 1~2주는 배가 아팠고, 그다음 1~2주는 머리가 아팠다. 이제는 가끔 무릎이나 발목이 아프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프다는 말은 거의 하지 않는다. 게다가 젊어서 그런지 짧은 거리를 달릴 때는 나보다 속도가 빠르다. 물론 아직까지는 내가 더 오래 달린다. 내가 훠~얼씬 오래 달릴 수 있다(나는 유치한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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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 밤새 눈이 내려 쌓인 아침의 기지제 모습. 두 번째 줄 첫 번째 사진은 기지제에서 사는 길냥이인 까망이네 집


나의 플로깅도 계속되고 있다. 나의 목표는 아이도 함께 플로깅에 동참하는 거였는데, 아직까지는 혼자서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행동을 통해 아이에게 교육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는 엄마가 이렇게 줍고 다니는 걸 보기 때문에 최소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공원 입구에는 작은 통이 있었고 그 통에는 늘 쓰레기가 넘쳐 쌓여 있었다. 하루는 종량제 봉투 큰 걸 가지고 나와 모두 치웠다. 이후 그 장소를 볼 때마다 기분이 산뜻하다. 역시 나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는 길이다. 고명환 작가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오늘은 둘이서 특정구간은 달렸지만 대부분의 구간을 약 6~7km/h 속도로 파워워킹을 했다. 아이가 1kg짜리 아령을 2개를 쥐고 파워워킹을 하고 싶어 했다. 아이가 아령을 들고 걷다가 무거우면 내가 들고 내가 무거우면 아이가 들고, 뛰다가 걷다가 하면서 둘이서 같이 출발해서 같이 도착했다. 그 구간동안 아이와 참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100일이 지난 후 아이는 과연 계속해서 달리고 싶어 할까? 아이는 계속 달리기를 원했다. 그리고 돈도... 계속해서 적립되길 원했다. 다만, 100일 후엔 그전보다 달리는 것이 쉽기 때문에 적립금을 1/2로 낮추었다. 하루당 5000원이다. 아이는 또 다른 자전거를 사기를 원했다. 정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하지만 나는 아이의 그런 욕심이 좋다.


능력은 욕망과 함께 온다.

하와이대저택의 책 더마인드에서 나오는 성공 철학의 대가 나폴레온 힐의 말이다. 더 많은 삶과 더 많은 부를 얻고자 한다면 욕망해야 한다. 욕망이 있어야 우리는 비로소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능력도 얻을 수 있다. 아이는 또 다른 자전거와 지금보다 더 강한 체력과 몸을 원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아침조깅의 시간은 나의 건강과 체력을 위함과 동시에 사춘기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달릴 것이다. 아침조깅 한 지 200일이 될 때 나는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 이야기를 또다시 기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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